6개 종교 "모든 神은 평화의 노래를 사랑하시죠"

대구종교인평화회의 올해도 '평화음악회' 대구 종합 화합 최고

올해로 21주년을 맞이한 대구종교인평화회의(DCRP) 주최 '평화음악회'. CBS 여성합창단이 찬송가에 이어 흥겨운 세시봉 메들리 '왜 불러' 등을 들려줬다.

대구종교인평화회의 각 종단 대표들이 객석에 앉아서 아름다운 하모니와 선율을 듣고 있다.

"예수님과 성모 마리아 그리고 부처님과 공자, 원불교 대종사와 하늘을 섬기는 인내천."

28일 대구의 6대 종단(천주교, 기독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대구향교)이 동구 아양아트센터 대극장에 모였다. 다 함께 모여서 생명평화와 공생 공영의 노래를 합창하는 평화음악회를 연 것. 대구종교인평화회의(DCRP)는 벌써 창립 21주년을 맞았다. 6개 종단은 이웃 종교와의 대화와 이해 증진을 통해 종교 평화활동을 널리 알리고 확산시키기 위해 각 종단의 자발적 참여로 종교평화음악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실제 서로 다른 종교인들끼리의 화합은 참으로 어려운 문제일 수 있다. 섬기는 주체가 다르고, 특정 종교의 교리에 따라서는 다른 우상을 숭배하면 이단으로 취급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교, 전교, 전도 등의 이름으로 특정 종교를 가진 이들이 타 종교인을 오히려 설득해, 종교를 바꾸려고도 할 수 있다. 한 종교 내에서도 분열과 갈등이 일어나는 현 시점에서 대구종교인평화회의의 활동은 주목받기에 충분하다.

◆21주년 기념 평화음악회

대구종교인평화회의 상임의장은 매년 각 종단별로 돌아가면서 맡게 되고, 공동의장은 각 종교의 지역 수장들이 맡게 된다. 올해는 원불교 김도심 대구경북교구장이 상임의장을 맡고 있다. 이날 평화음악회를 이끈 원불교 김 상임의장은 인사말을 통해 "신앙은 각기 다르지만 모든 성인들의 가르침은 일맥상통하기에, 여기 각 종단의 종교인들이 모여 한마음으로 노래한다"고 말했다.

천도교 박위생 대구시교구장은 "평화음악회는 각 종단의 종교인들에게 꿈과 희망, 이해와 관용, 믿음과 화합, 기쁨과 사랑을 선사한다"고 했으며, 팔공총림 동화사 성문 주지 스님을 대신해 이 자리에 참석한 동화사 부주지 지거 스님(청도 용천사 주지)은 "믿음'소통'신뢰로 반목과 갈등을 해소하는 잘 어우러진 화음이 만들어지는 자리"라고 축사를 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를 대신해 참석한 박영일 신부(대구대교구 사목국장)는 "평화의 멜로디, 생명의 노래는 이웃 종교에 대해 이해와 관용 그리고 존중과 배려를 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평화음악회에는 각 종단의 합창단이 차례대로 나와,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줬다. ▷CBS 여성합창단, '내 죄를 속하신 주께 감사하라' '세시봉 메들리' ▷가톨릭 남성합창단 '피에 예수' '검바야' ▷대구경북불교연합 합창단 '삼천대천 세계여!' '경사 로라' ▷원불교 원음합창단 '불자의 염원' '경복궁 타령' 등. 더불어 23년 전통의 대구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첼리시모'와 류정임'전성희 국악인, 이지희 피아니스트, 성악가 최봉애'홍순표도 21주년을 맞이하는 평화음악회를 축하하는 멋진 음악을 들려줬다.

◆타지역보다 모범적인 '대구종교인평화회의'

한국종교인평화회의는 전국 어디에서는 있는 단체는 아니다. 대구를 비롯해 부산, 광주, 청주, 대전'충남지역에 지역별 종교인평화회의가 있다. 그 중 대구는 단연 모범적인 곳이다. 타지역에는 종교인평화회의 단체가 아예 결성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으며, 종교인평화회의 중에서도 대구는 잘 화합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1992년 시작된 이 단체는 1997년 창립 5주년 정기총회 때 현재 명칭인 '대구종교인평화회의'로 개칭하고 이후 ▷소년소녀가장돕기 자선음악회(2003) ▷ 2'18 대구지하철참사 1주년 희생자 범시민 추모식 주관(2004) ▷제1회 종교인 신년하례회(2005) ▷영'호남 종교인 화합한마당 주관(2007) ▷사형제도 폐지와 무연고 사형수를 위한 추모제(2008) ▷제1회 종교인 친선 축구대회(2009) ▷한국전쟁 60년 희생자 추모제(2010) ▷북한 어린이 내복 보내기 캠페인(2011) ▷UN 세계 종교화합 주간 종교화합한마당 등 생명평화와 종교 간의 공생 공영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기독교를 대표하는 만남의 교회 현순호 담임목사는 "종교 간의 평화 없이는 세계 평화도 없다"며 "대구종교인평화회의는 아름다운 무지개와 같다. 각각의 다른 빛깔을 가진 여러 종교가 서로 어울려 어깨동무를 하고,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