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날 1년 멈춰도 괜찮아, 토익책 덮고 꿈을 찾아요"

입력 2013-11-29 10:28:30

'갭이어' 토크 콘서트, 봉사·여행 등 활동 권유

·"현실에서 도망가고 스펙을 쌓기 위한 '휴학'이 아니라, 꿈을 찾아가고 경험을 쌓기 위한 '갭이어'(Gap Year)를 가져라."

28일 오후 6시 30분 경북대 정보전산원에서 학생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주제는 갭이어. 잠시 학업을 중단하거나 병행하면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꿈을 찾는 시간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봉사와 여행, 진로탐색, 교육, 인턴, 창업 등의 활동이 있다.

이날 행사에는 갭이어를 통해 꿈을 개척한 4명의 강사가 갭이어 전도사로 나섰다. 먼저 16개월 동안 5대륙 39개국을 무전여행한 안시준(28) 한국갭이어 대표는 보고, 인정하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울타리 밖에 나가면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고, 이는 단 한 발을 내딛는 용기가 없으면 발견할 수 없다"며 "새로운 것을 보고 좋은 것을 배워도 인정하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고, 꿈이 있어도 표현을 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 무전여행에서 시작된 안 대표의 도전은 일본을 거쳐 캐나다로 이어졌다. 그곳에서 청소부와 정비공 등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들을 만났고, 게스트하우스를 직접 운영하면서 세계를 누빌 자금을 마련했다. 현재는 사회적기업인 한국갭이어를 세우고 밀라노 주얼리 공예와 로마 유적 발굴하기, 호주의 코알라 보존 활동 등 27개국에서 체험할 수 있는 100여 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안 대표는 "갭이어의 핵심 목적은 스스로 원하는 것을 찾는 것이고 이를 통해 인생의 확실한 목적의식을 기를 수 있다"고 했다.

KBS 개그콘서트 내 코너 '두근두근'에서 활동하는 개그우먼 장효인(32'여) 씨는 지난해 4월부터 1년 동안 일본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스트레스와 자격지심을 털어내고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용기와 마음의 평온을 얻었다.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우먼이 된 뒤 5년 동안 활동을 해온 장 씨는 열정이 크고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을 만나면서 혼란을 겪었다. 그녀는 "재능이 많은 후배를 보면서 개그우먼으로서 입지가 위태로웠고 만족할 수 없어서 고민이 많았다"며 "하지만 일본에서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옆에서 도와주는 역할도 능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또 "1년 동안 혼자서 떠난 일본 여행을 통해 하루하루 살기 급급했던 일상을 되돌아보고 고민에 대해 스스로 답을 찾는 데 의미가 있었다"며 갭이어의 중요성을 강연에 참석한 학생들에게 설명했다.

강연을 들은 안성모(24'경북대 경제통상학부 2학년) 씨는 "제대한 뒤 복학 전 6개월 동안 서울에서 일을 하며 많을 것을 배웠고 가치관이 변했다"며 "이를 계기로 3학년이 되면 휴학을 한 뒤 유럽 배낭여행을 하려고 마음먹고 있는데 이번 강연을 통해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마련한 최경희 ㈜링크스타트 대표는 "대학생들은 휴학을 하면 토익과 자격증, 공무원 시험 등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며 "갭이어로 꿈을 찾고 인생을 바꾼 강사들의 삶을 통해 취업난에 억눌린 꿈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갭이어(Gap Year)=1960년대 영국에서 시작된 제도로 MIT와 하버드 대학 등 여러 나라 대학이 제도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잠시 학업을 중단하거나 병행하면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꿈을 찾는 것을 일컫는다. 일본 도쿄대는 'Freshers Leave Year'란 제도를 통해 입학생들에게 입학과 동시에 봉사, 해외 탐방 등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시행하기 위해 입학 시기를 9월로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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