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종합운동장 '돈먹는 하마' 될 판

입력 2013-11-28 10:34:21

전국대회 유치 목적 건립…실적은 없고 비용만 연 2억대

지난달 제52회 칠곡군민체육대회가 열린 칠곡군종합운동장에는 칠곡군 8개 읍면에서 수천 명의 군민이 참가했지만 운동장 좌석의 40% 정도를 채우는 데 그쳤다. 이 운동장은 활용도가 크게 낮은 반면 매년 유지보수비만 늘어나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지난달 제52회 칠곡군민체육대회가 열린 칠곡군종합운동장에는 칠곡군 8개 읍면에서 수천 명의 군민이 참가했지만 운동장 좌석의 40% 정도를 채우는 데 그쳤다. 이 운동장은 활용도가 크게 낮은 반면 매년 유지보수비만 늘어나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수백억원이 투입돼 지어진 칠곡군종합운동장이 애물단지로 전락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칠곡군은 이 종합운동장을 건립한 지 3년이 됐지만 전국 규모의 체육행사도 유치하지 못하는 등 제대로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해마다 유지운영비만 늘어나 군 재정운용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칠곡군에 따르면 총 예산 350억여원(국비 93억6천700만원, 지방비 239억6천900만원)을 투입해 왜관읍 호국로 일원 15만3천여㎡에 육상트랙과 천연잔디구장, 보조경기장, 테니스장 등을 갖춘 칠곡군종합운동장을 2010년 말 준공했다.

문제는 운동장 건립 도중 전국체육대회를 유치하겠다는 당시 단체장의 의지에 따라 설계가 변경되면서 불거졌다. 당초 운동장 관람석 규모는 5천 석으로 추진됐지만, 건립과정에서 계획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 1만9천700여 석 규모로 설계가 변경된 것이다.

그러나 준공 이후 지금까지 전국체육대회는 고사하고 도민체전 규모의 체육행사를 단 한 건도 유치하지 못한 채 학교나 사회단체 등 지역 내 체육행사만 열리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12일 열린 제52회 칠곡군민체육대회 역시 운동장 규모가 너무 커 인원 동원에도 불구하고 1층 관람석도 제대로 채우지 못했다. 이처럼 체육행사 유치실적이 저조하면서 종합운동장 이용료 수익금은 지난해 1천142만원, 올해 1천230만원 등 연간 1천만원을 웃도는 선에 그치고 있다.

반면 종합운동장 주요시설 유지보수비 등으로 지출된 비용(인건비 제외)은 지난해 1억7천600여만원, 올 들어 2억3천400여만원 등으로 해가 갈수록 유지보수에만 비용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은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운동장을 육상 2종 공인경기장으로 만들겠다며 조명탑 건립 17억원, 전광판 설치 16억원, 성화대 5억원 등 40여억원에 이르는 추가 건설비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군의회에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비판을 사고 있다.

칠곡군의회 한 의원은 "정확한 수요 예측 없이 접근성도 떨어진 곳에 무조건 종합운동장을 크게 짓는 바람에 혈세 낭비, 선심성 행정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며 "조명탑과 전광판 설치도 정확한 미래수요 예측에 근거한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칠곡'이영욱기자 hell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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