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 고가장비 파손도
중국어선의 동해 오징어 조업으로 울릉도 어민들의 피해가 심각하다. 올 들어서는 이들 어선 상당수가 기상악화를 피해 울릉도 연안으로 들어오는 일이 잦아지면서 해양시설물 피해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어선이 동해 북한수역에서 오징어잡이를 하면서부터 울릉도의 주요 수산물인 오징어 어획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울릉수협에 따르면 지난 2002년 8천731t이던 오징어 어획량이 2010년 2천897t으로 급격히 떨어진 이후 2011년 3천585t, 지난해에는 1천984t으로 곤두박질쳤다. 특히 올해는 27일 현재 1천188t에 불과해 최악의 해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처럼 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한 것은 수온, 바다 날씨에 따른 조업 일수 감소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지역 어민들은 중국어선의 북한수역 조업을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일년생 회유 어종인 오징어떼가 7~9월 동해 북방해역에서 남하하는데 중국어선이 그 길을 함께 따라 내려오며 싹쓸이한다는 것이다.
중국어선이 동해에서 오징어를 잡기 시작한 것은 2004년부터이다. 북한은 2004년 6월 중국과 공동어로협약을 맺고 북한 영해에서 중국어선의 조업을 허용했다. 북한은 낡은 선박과 뒤처진 조업기술, 유류 사정 등으로 인해 정상조업이 어려워지자, 중국어선의 조업을 허용하면서 입어료를 챙기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2009년 한 해 휴지기를 가진 이후 2010년부터 다시 협약을 맺고 조업 중이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동해 북한수역에서 조업하는 중국어선은 2008년 325척, 2010년 642척, 2011년 1천299척, 2012년 1천439척으로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그나마 올해는 1천100여 척으로 다소 줄긴 했지만, 10월 말이면 철수하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11월 말까지 조업하는 어선이 200척이 넘을 정도로 조업기간은 더 길어졌다. 게다가 여러 개의 낚시를 이용하는 우리 어선의 채낚기 방식과 달리 촘촘한 그물로 바닥까지 훑어버리는 쌍끌이 어업을 하는 이들의 조업 방식도 문제다.
특히 올해부터는 중국어선 상당수가 기상악화를 피해 울릉도 연안으로 몰려들면서 해양시설물 피해 우려도 나오고 있다. 동해해경에 따르면 이달 들어 9일 64척, 17일 220척의 중국어선이 울릉도 연안으로 피항했고, 24일부터는 233척이 머물러 있다.
최근 중국어선이 피항한 뒤 울릉도 남쪽 15㎞ 지점에 설치된 국내에서 유일한 해저지진계가 고장 난 것도 피항한 중국어선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남효원 기상청 지진감시과장은 "11월 10일 15시 36분 해저지진계 신호가 끊어졌다"며 "이날을 전후해 중국어선 상당수가 해당 연안에 피항해 있었던 만큼 이들이 내린 닻에 걸려 해저지진계의 데이터를 전송하는 수중 케이블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울릉수협 한정욱 과장은 "중국어선으로 인한 피해는 울릉도뿐만 아니라 동해안 전체의 문제"라며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서라도 정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하루빨리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울릉'김도훈기자 h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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