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주말 오후 자동차를 운전해서 시내를 나가보면 신호등이 적색인데도 무시하고 질주하는 자동차와 도로를 무단으로 횡단하는 보행자들이 자주 눈에 띈다. 요즘 들어 부쩍 시민들 사이에서 교통질서가 문란하다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국가나 도시의 수준을 측정하는 중요한 척도가 되는 것 중의 하나가 교통질서 수준이며 또한 우리나라 법질서 확립에서 가장 우선이 되고 일반 시민들이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교통질서 확립일 것이다.
교통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엄격한 규제와 교통경찰의 활동만으로는 되는 것이 아니며 운전자와 보행자 등 모든 시민들의 적극적인 의지와 노력이 합쳐질 때 비로소 바로 세워지는 것이다.
교통질서 확립은 법질서 확립의 근간이며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럼에도, 일부 운전자들의 교통법규 준수에 대한 불감증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OECD 국가 중 10위권 내에 진입하였으나, 교통법규 준수율과 자동차 1만 대당 사망 사고율은 최하위인 것으로 조사결과 나타나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교통문화 개선과 질서확립을 위한 범시민적 동참을 호소하고 교통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우리 대구경찰에서는 지난 9월 Let's Share 교통질서 확립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하여 "시민행복!! 교통안전!!"이라는 슬로건 아래 '희망대구, Happy Road' 선포식을 가졌다.
Let's Share 교통질서 확립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하여 Pol-라이더 교통사이카대, 라이트-Cop 순찰대, 캠코더 전담부대를 편성 운영하고 매월 둘째'넷째 주 교통캠페인 개최, 음주운전 상시단속과 상습 정체 교차로에 대한 꼬리 물기와 끼어들기의 중점 단속을 실시하고 시민들에게 보다 쾌적한 교통 환경이 제공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한 결과, 지난 10월 31일까지 교통사고 발생 735건, 사망 42명, 부상 1천167명으로 각각 감소하여 교통사고 줄이기에 전국 1위와 뺑소니 교통사고 검거율 또한 전국 1위를 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동참과 선진 교통질서 기반조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교통문화를 개선하여 교통질서를 확립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기본적인 원칙을 말씀드리고자 한다.
첫째, 교통질서 확립 공감대 형성이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을 '나 부터'라는 생각의 전환으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남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으로 운전하면 편안하고, 안전하면서도 정체 없는 교통흐름으로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운전할 수 있다.
둘째, 운전도 Slow 정신이 필요하다. 요즘 국내의 슬로 정신을 배우려고 지방이나 섬 등 슬로시티를 자주 방문하는 방문객들이 있다. 운전에서도 슬로 자세가 있어야 한다.
우리 모두 "빨리빨리" 문화에 젖어 있어 "Slow, Slow"라는 말은 너무 멀리 있는 것으로 느껴지지만, 바쁘면 돌아가라는 옛말도 있듯이 Slow가 교통안전의 첫걸음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셋째, 상대를 배려하는 성숙한 교통법규 준수 의식을 제고해야 한다. 운전자와 보행자 등 모든 교통수요자는 상대편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교통법규를 준수하여야 교통질서가 확립된다.
운전자는 법규를 준수하는데 보행자는 도로를 무단횡단하여 차량 진행을 방해하거나, 보행자 보호구역인 횡단보도에서 일시정지, 서행하지 않고 진행하는 자동차를 볼 때 서로 다른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보고 서로 교통법규를 지키려는 의지가 있어야 교통질서가 바로 선다.
이와 같은 교통질서의 기본적 원칙을 운전자들 스스로가 지켜준다면 교통질서가 확립되어 모든 교통 수요자들에게 그 혜택이 소통과 원활이라는 이익으로 환류될 것이라 본다.
이원희/대구경찰청 경비교통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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