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일부 사제가 연평도 포격 두둔과 정권 퇴진을 주장하는 발언을 하면서 사제단이 속한 '연석회의'가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의 주도로 뭉친 '국가기관 선거 개입 진상 규명과 민주 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각계 연석회의'에는 정의구현사제단 나승구 대표가 이름을 올렸고, 정의구현사제단과 인연이 깊은 함세웅 신부가 연석회의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여권은 정의구현사제단의 행보가 종교성보다 정치성을 띠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야권연대 옥죄기에 들어갔다.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23일 "사제단이 속한 야권연대를 이끄는 민주당은 연평도 공격 정당화에 동의하는지 밝혀야 한다"며 '야권연대'를 문제 삼았다.
민주당은 대여 공세를 높이며 압박을 가하던 가운데 이번 사건이 돌발 악재가 되진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연평도 포격 발언과 NLL 발언 등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여권이 자초한 일이라며 선을 긋는 등 여당의 공세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날까지만 해도 사제단을 거드는 모습이었지만 파문이 커지자 한발 물러섰다. 박용진 대변인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사제단의 말씀에 겸허히 귀 기울여야 한다"며 "연석회의의 요구 사항은 특검을 통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원 개혁이다"며 사제단의 대선 불복성 주장이 야권연대의 기본 입장과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신부님들의 충정은 이해되지만, 연평도 포격과 NLL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대통령과 여당이 자초한 일로, 특검과 특위로 관계자 문책이 이뤄졌다면 이런 이야기까지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팟 캐스트-나는 꼼수다'를 진행했던 김용민 씨가 23일 트위터에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부정선거로 당선된 것들이 큰소리 떵떵 치니"라며 "애비(아비의 잘못된 표현)나 딸이나"라고 언급하면서 사제단 발언으로 촉발된 야권 정체성 논란은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해 4'11총선에서 서울 노원갑에 김 씨를 공천한 바 있다.
새누리당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국민은 김용민이 지난 총선 당시 민주당 의원 후보였고, 여전히 그 뿌리가 민주당에 있음을 매우 우려스럽게 생각한다"며 민주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민주당은 김 씨의 발언에 대해서는 공식 논평 자체를 자제했다. 여당의 공세에 휘말리지 않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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