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북 지역 동해안의 어민들은 죽을 맛이다. 지난여름 대규모 적조 현상으로 큰 타격을 입은 데 이어 일본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 파장이 커지면서 국내산 수산물 소비마저 격감해서다. 어민뿐 아니라 대구경북의 전통시장 어물전과 횟집들도 거의 개점휴업 상태다. 같은 처지라도 규모가 큰 횟집들은 그나마 근근이 버틸 여력이라도 있지만 영세 동네 횟집들은 아예 가게 문을 닫아야 할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방사능 오염이 의심되는 일본 수산물의 국내 유통 파문은 우리 수산물 가격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최근 포항과 영덕'울진 등 경북 지역 수산물 위판량은 지난해와 별반 차이가 없다. 하지만 가격은 최대 50%까지 떨어져 거의 폭락 수준이다. 가격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음에도 전통시장, 대형 소비점 어물전 할 것 없이 파리만 날리고, 동네 횟집들은 단골손님 얼굴도 잊을 지경에 처한 것이다.
문제는 일본 방사능 오염 불똥이 언제 수그러들지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당국이 우리 수산물의 안전성을 아무리 홍보해도 한 번 얼어붙은 소비 심리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사정이 이러니 어민'영세 자영업자 모두 어려운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다. 수산물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요즘 대체 소비가 크게 늘어난 계란값은 천정부지다. 폭염 탓에 국내 산란 닭 200만 마리가 고열로 폐사해 공급이 달리는데다 일본 방사능 파동까지 겹친 탓이다.
수산물 사태가 심각해지자 김범일 시장과 시청 직원들은 21일 칠성시장을 찾아 식사하면서 수산물 소비 촉진을 독려했다. 앞서 경북도와 도의회도 구내식당에서 오징어 시식회 자리를 마련했고 이에 각종 기관단체와 기업도 가세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 수산물이 안전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소비자의 막연한 불안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자리였다.
건강을 염려하는 국민의 불안 심리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괜히 꺼린다고 소비자만 탓할 일이 아니다. 애초 이런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미리 대비하며 국민을 이해시키지 못한 정부 탓이 크다. 늦었지만 정부 당국과 지자체는 '우리 수산물은 안전하다'는 확신이 설 때까지 방사능 오염 여부를 지속적으로 측정하고 캠페인 등을 통해 불안감을 누그러뜨리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먹거리 불안감에서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수산물 유통 전 과정에서 철저히 점검하는 등 빈틈없는 감독만이 유일한 해법임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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