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산업인력 10년 내 5만8천여 명 은퇴 예정
포항시의 산업인력이 고령화되고 있어 사회'경제적 구조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은행 포항본부는 이달 19일 '포항시의 산업인력 고령화 실태와 부문별 대응 방향'에 대한 보고서를 내고 포항시의 산업구조 재편을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대 초반 포항으로 유입됐던 약 8만 명에 이르는 청년노동자(1954~1963년생)들이 최근 은퇴시기를 맞은데다 2000년 이후부터 유출되는 20대 청년산업인력의 비중이 크게 늘어 청년중심의 산업구조에 위기가 닥쳤다고 설명했다.
포항은 과거 20년간 20~24세의 청년인구는 30.7%, 25~29세는 29.6%, 30~34세는 24.2% 각각 줄어 젊은층의 인구유출이 심각한 수준임을 드러냈다.
지난 2000년 이후 포항의 청년들이 일거리 등을 위해 정착한 지역은 대구(35.3%)가 가장 많았고, 수도권(30.9%)과 동남권(19.2%) 등이 뒤를 이었다.
청년 유출이 크게 늘자 포항시의 고령화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현재의 추세를 감안, 2017년부터 1%포인트(p)씩 증가한다고 가정하면 2023년에는 초고령화에 진입하게 되고, 202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1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점쳐진다. 경북지역 전체와 비교했을 때 11년이나 빠른 고령화 진행 속도다.
앞으로 10년 이내에 은퇴할 것으로 보이는 인구는 5만8천320명으로, 이들이 경제활동을 줄이게 되면 생산'소비'금융 등의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퇴직급여를 이용한 생계형의 서비스 부문 창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영세형 유통과 소매업 등은 은퇴자의 소비감소로 인해 어려움이 예상된다. 실제 2010년 은퇴자들이 대거 쏟아지면서 서비스업 창업이 35.7%나 늘어 개업과 폐업이 속출했다. 소매업은 3곳 중 1곳이 폐업할 정도로 위기를 겪고 있다.
포항경제의 최대변수인 KTX가 내년 개통되면 소매업과 의료'유통은 불황으로, 관광'투자 등은 활황으로 명암이 갈릴 전망이다.
주거형태에도 큰 변화가 있을 조짐이다. 은퇴자들이 주택담보대출 등에 대한 원리금 상환부담 여력을 잃게 되면 소형 혹은 임대형 아파트 등으로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여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더불어 지역 금융기관의 담보자산 부실화의 위험이 우려된다.
최근 포항 부동산 가격이 인구 구조변화와 무관하게 상승하고 있는 것은 일시적인 대형개발사업과 주택 수급 불균형 때문인 것으로 조사돼 본격적인 은퇴 개시 시점인 2015년에는 부동산 정체가 도래할 것으로 한국은행은 내다봤다.
포항시의 세수 확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방세와 세외수입'지방교부세 등으로 구성된 재정자주도(2010~2013년)가 5.4%포인트떨여져 경북평균 0.7%p와 큰 격차를 보였다.
한국은행 포항본부 김진홍 차장은 "산업계는 은퇴자로 인한 산업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청년노동자 고용 및 훈련을 진행해야 한다. 또 은퇴자를 위한 사회복지 및 보건의료 부문에 재정지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돼야 한다"며 "특히 은퇴자들의 여유자금과 상속재산의 역외유출을 막기 위해 지역 신성장산업과 중소기업 등에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관계기관과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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