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음료가 카페인 함유량이 높아 1캔만 마셔도 일일 섭취량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 에너지음료 35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평균 카페인 함량이 청소년 일일 섭취제한량 125㎎의 절반을 넘어서는 67.9㎎으로 확인됐다. 이는 다른 식품 섭취 없이 하루 2캔의 에너지음료만으로도 카페인 중독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삼성제약의 '하버드야' '야'와 몬스터에너지컴퍼니의 '몬스터 에너지' '몬스터 카오스'는 1캔에 청소년 일일 섭취제한량을 초과하는 카페인이 함유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삼성제약 '하버드야', 동아제약 '에너젠', 롯데헬스원 '정신번쩍 왕올빼미'는 1㎖당 카페인 함량이 미국에서 섭취 후 사망 사고와 부작용 논란에 연루된 '몬스터 에너지'보다 3~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페인의 과량 섭취는 불면증'고혈압'두통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고 칼슘 흡수를 방해해 청소년의 성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로 진단받은 학생들의 카페인 섭취량이 정상 학생보다 많다고 보고되는 등 과량의 카페인은 성장기 청소년에게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이상 증상까지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제품명이나 광고에 에너지 공급 효과가 있는 것으로 오인케 하는 용어의 사용이 만연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조사대상 35개 중 34개 제품(97.1%)이 '에너지' 또는 '파워'라는 문구를 제품명이나 제품 일부 또는 광고에 사용하고 있어 에너지음료의 주요 기능이 각성 효과가 아닌 육체 활동에 필요한 활성에너지 제공 또는 피로 회복 등으로 오인할 소지가 있었다.
또한 7개 제품은 운동 전후에 섭취할 것을 직'간접적으로 권장하였는데, 에너지음료는 운동 전후 부족한 수분을 제공하는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으며 오히려 탈수 증세로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례도 있다. 광고에 '수험생' 또는 '시험기간' 등의 용어를 사용하여 중'고등학생의 구매를 유도하는 제품도 4개로 확인됐다.
최근 에너지음료와 술을 섞어 마시는 대학생들의 잘못된 음주 문화도 개선이 필요하다. 설문조사 결과 에너지음료 섭취 경험이 있는 대학생 355명 중 술에 섞어 마신 경험이 있는 학생은 175명(49.3%)이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에너지음료와 술을 섞어 마시면 술만 마신 사람에 비해 심장질환은 6배, 수면장애는 4배 이상 발생 확률이 증가하고 폭력성도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에너지음료에 포함된 카페인 과다섭취로 발생할 수 있는 청소년의 신체'정신적 부작용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1캔당 카페인 최대 허용치 설정 및 캔 용량 제한, '에너지' 등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용어'표현 사용금지, 18세 이하 청소년 대상 판매 제한 및 마케팅 금지 등의 제도개선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