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우우 우~~~, 우우우 우~~~, 우우, 우우우~~~, 지금도 기억하고 있나요?♬
지난달 마지막 날인 31일 낮 12시 30분부터 1시 30분까지 계산성당 주변에는 이용의 '잊혀진 계절'의 선율이 흘렀다. 매주 목요일 오후면 중구 근대골목 한복판에 위치한 계산성당과 매일신문사 사이에는 이런 아름다운 음악회가 펼쳐진다. 혹한기와 혹서기 그리고 비가 많이 내리지 않으면 오고가며 이 음악회를 즐길 수 있다.
7일에는 영남대 이동순 교수의 멋드러진 색소폰 연주가 가을날 낮시간 이 길을 오가는 이로 하여금 감상에 젖게 만들었다. 국문학자이자 가요사에도 정통한 이 교수의 색소폰 연주는 무료공연으로 듣기에는 송구스러울 정도로 수준급이었다. 이어 웃음강사이자 포크송 가수인 황무지의 '먼지가 되어' 등 대중가요 4곡도 주변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마치 유럽의 한 음악도시에 온 듯한 이 오후의 음악풍경은 벌써 만 1년째 이어지고 있다.
◆아름다운 '밥밴드'
지난달 31일 계산성당 주변에 아름다운 음악을 선사한 팀은 '밥밴드'. '가톨릭 재즈밴드'와 '빌리브' 팀이 자유롭게 돌아가며 목요음악회 무대에 오른다.
이날 공연한 '밥밴드'는 이용의 '잊혀진 계절',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를 비롯해 가을날 풍경에 딱 맞는 여러 곡을 선사했다. 이날 길거리 관객들의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라 앙코르 요청까지 흔쾌히 받아들였다.
직장인 밴드인 '밥밴드'는 음악을 사랑하는 많은 멤버들이 함께 하고 있다. 드럼에는 박성우 씨, 베이스 기타에는 조광형 씨, 일렉트릭 기타1에는 송일호 씨, 일렉트릭 기타2에는 김태호 씨가 담당하고 있다. 통기타는 조용석 씨, 키보드1은 유혜미(여) 씨, 키보드2는 최미나(여) 씨가 맡고 있다.
이날 공연에서 메인 싱어로는 황성재(대구대교구 홍보실 직원) 씨와 이정은(여'유학 준비 중) 씨가 혼성 듀엣으로 나서 아름다운 음악을 선물했다. 황 씨는 생활성가(CCM)를 주로 하며, 음악 관련 취미활동을 계속해 온 언더그라운드 실력파 가수며, 이 씨 역시 성당 미사 반주, 직장인 밴드에서 활동한 경력을 바탕으로 뛰어난 가창력을 선보이고 있다.
아쉬운 것은 이날 음악회가 이 씨에게는 고별무대였다. 이달 초 어학연수를 위해 캐나다로 떠난 것. 이 씨는 "도심 속에 이런 작은 음악회가 더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 마지막이라서 그런지 감성이 더 풍부한 상태에서 노래했다"고 말했다.
특히, '밥밴드'는 매년 결식아동돕기 정기공연을 해오고 있으며, 공연 수익금 전체를 결실아동돕기에 사용하고 있는 아름다운 봉사밴드이기도 한다.
◆목요음악회 기획한 김태완 신부
계산성당 목요음악회는 지난해 10월 18일부터 시작됐다. 계산성당 김태완 보좌신부가 근대골목투어의 중심인 성당과 신문사 카페 사이의 공간에서 음악회를 열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주변에 잘 아는 밴드와 가수들에게 무대를 마련해주면서 출발한 것.
김태완 신부는 계산성당 주임신부에게 허락을 얻고, 매주 목요일 오후 이곳에는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도록 했다. 평소 음악을 사랑하는 김 신부는 주변에 많은 음악인들을 알고 있는 터라 목요음악회를 채워줄 밴드와 가수들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1년이 지난 지금은 주변에 많이 알려지면서, 목요음악회에 서고자 하는 가수들이 자진해서 신청을 할 정도다.
김태완 신부는 "날씨만 허락한다면 매주 목요일은 오후의 음악회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종교에 관계없이 오후의 따뜻한 위로가 되어줄 작은 음악회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밥밴드' 장성녕 단장은 "이런 무대를 기획한 김 신부가 공연에 필요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써준다"며 "가끔 주변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을 때는, 밴드 단원들에게도 큰 에너지가 된다"고 좋아했다. 7일 공연에서 한 출연자의 한마디는 이 콘서트를 보고 듣는 이들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매일 성가만 듣고 계시는 예수님께서도 일주일에 한 시간 정도는 대중가요도 듣는 것을 좋아하실 것입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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