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낡고 부족한 구급 장비에 시달리는 대구 소방서

입력 2013-11-08 11:21:03

대구시의 소방 행정 국정감사 결과, 소방관의 건강관리와 장비 부족 등 총체적으로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특수 건강진단을 받은 대구 소방공무원 1천861명 가운데 52.3%인 974명이 이상 소견 진단을 받았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는 소방관 비율도 높았다.

전체 소방 장비 부족과 구급 차량 노후화, 운영 규정 위반도 심각했다. 대구의 소방 장비 보유율은 규정의 77%밖에 되지 않았고, 구급 차량 53대 가운데 50.9%인 27대가 5년 이상 됐거나 12만㎞ 이상 주행한 낡은 차량이었다. 26.5%인 전국 평균의 2배에 가깝다. 또, 구급차에는 1대에 3명 이상이 함께 타도록 돼 있으나 실제로 2명밖에 타지 않는 사례가 63.3%나 됐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올해와 내년에 걸쳐 구급차 21대를 교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방관은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늘 출동 대기 상태에서 시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는 사람이다. 당연히 심각한 압박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장비가 부족하거나 낡아서 불행한 사태와 맞닥뜨릴 수도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이는 시민을 안전하게 보호할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더구나 여러 장비 보유율이 전국 평균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대구시가 소방 행정에 소홀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대구에서는 대형 사건'사고가 많았다. 이 때문에 안전도시 대구 선포식을 가지기도 했다. 그런데도 시민 안전 보호의 최첨병인 소방에 대한 관심 부족은 이해하기 어렵다. 장비 보강과 소방관 건강관리는 단순히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에 대한 처우 개선 문제가 아니다. 이들에 대한 문제점 해결이 곧장 시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와 직결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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