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 없는 등굣길, 차량 질주 아찔할 때 많죠"
"등굣길 청소년들이 보행자 신호등이 없는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대구 북구 학남중학교 앞 삼거리 횡단보도에는 '인간 신호등' 목사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5년째 청소년 교통안전 지킴이 활동을 하는 김태명(51) 목사다. 그는 매일 새벽 기도를 마치고 학생들의 등교 시간인 오전 7시 40분에 나와 1시간가량 인간신호등 역할을 한다. 형광색 점퍼를 입고 손에는 안내봉도 들었다. 또 검정색 모자를 쓰고 호루라기도 목에 걸고 있다. 그는 횡단보도 양쪽을 왔다 갔다 하며 안내봉과 호루라기를 불며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달려오는 차량들에게는 양해를 구해 멈추게 하고 학생들이 다 지나가면 안전하게 차량을 보내준다. 또 등굣길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안녕' '열심히 공부해'라는 아침 인사도 빼놓지 않는다.
"이곳 횡단보도는 등교시간과 맞물려 출근 차량들이 쏟아지고 과속도 일삼아 사고 위험이 매우 높아요. 또 국우터널 샛길로 가려는 차량들이 좌회전등을 켜지 않고 횡단보도를 질주하는 경우도 있어 아찔하고요."
4차로인 학남중학교 앞 삼거리는 보행자 안전을 위한 신호등이 없어 위험하다. 강북지구대 옆 신호등과 학남고등학교 네거리 신호등의 중간에 위치해 신호등 거리제한에 걸린다는 이유에서다. 학교와 학부모들이 당국에 수차례 신호등이나 점멸등 설치를 요구했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것. 이곳은 중학교, 고등학교, 초등학교가 몰려 있어 등교시간에 학생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매우 혼잡하다.
그는 2009년 봄 학기부터 교통안전 지킴이 활동을 시작했다. 이전에는 어머니 교통봉사단이 등굣길 교통안전 활동을 해왔지만 구역이 바뀌어 철수하면서 그가 대신 메웠다. 그는 학생들 등굣길이 걱정돼 빠진 날도 거의 없다. 학교 측에서는 "학교가 해야 할 일을 목사님이 해주고 있어 매우 고맙다"며 반기고 있다. 그는 등굣길 교통안전 지킴이 활동을 하면서 한 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게 가장 큰 보람이란다.
"처음에는 목사가 이런 활동을 하는 게 좀 어색하기도 했어요. 지금은 학생뿐만 아니라 운전자들도 잘 따라줘 고맙기만 해요. 학부모들도 지역사회에 좋은 일을 한다며 음료수도 갖다 주기도 해요."
그는 교통안전 지킴이 활동 이전에는 토요일마다 학교와 주택가 주변 청소 봉사도 했다. 그는 교통안전 지킴이 활동을 계기로 학남중학교와 다양한 인연도 맺고 있다. 폭력대책위원, 교권보호위원 활동을 하면서 수학여행 경비 지원과 졸업생 장학금을 지급해오고 있다.
그는 2008년 국우동에 개척교회인 강북성덕교회를 설립하고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홀몸노인 6가정에는 매주 국과 2찬, 간식을 담아 5년째 사랑의 밑반찬을 전달하고 있다. 인근 제과점과도 협력해 재고 빵을 받아 3일에 한 번씩 이웃에 빵을 전달하고 있다. 또 피아노교실과 가곡교실을 열어 주민에게 무료지도를 하고 있다.
"교회 주변에는 어려운 분이 많이 살고 있어요. 목회자로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지역에 섬김의 자세로 사회통합과 밝은 세상을 여는 데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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