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 하시게나…" 보부상 추억 되살린 사문진

입력 2013-11-06 11:10:55

한옥 주막촌 이달중 개촌식…옛 화원동산 식당가 부지에

달성군은 조선시대 보부상들의 전설이 깃든 낙동강 사문진나루터 일대 옛 화원동산 식당가 부지에 주막촌을 복원했다. 달성군 제공
달성군은 조선시대 보부상들의 전설이 깃든 낙동강 사문진나루터 일대 옛 화원동산 식당가 부지에 주막촌을 복원했다. 달성군 제공

조선시대 보부상들의 전설이 깃든 낙동강 사문진나루터 일대에 주막촌이 복원돼 눈길을 모은다.

달성군은 최근 사문진나루터가 있었던 옛 화원동산 식당가 부지 8천856㎡에 옛 보부상들의 정취를 살린 전통양식의 한옥 구조로 주막촌을 조성, 이달 중 개촌식을 가질 계획이다.

군은 이어 앞으로 주변 낙동강 둔치를 활용해 피아노 기념광장, 레포츠 밸리, 청소년 수련원과 야구장 및 축구장 등의 체육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군은 사문진나루터의 주막촌을 직영 형태로 운영하다 내년도 시설관리공단이 설립되면 운영 업무를 이곳으로 이관할 예정이다.

사문진나루터는 조선시대 보부상들이 부산에서 낙동강을 거슬러 대구로 오는 주요 뱃길로 이용된 곳이다. 미국 선교사인 사이드 보텀 부부가 선교활동을 위해 부산에서 낙동강을 타고 처음으로 피아노를 들여왔고, 대구 출신 이규환 감독의 '임자 없는 나룻배'(1932년 작)의 촬영 장소이기도 해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다.

특히 사문진나루터는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고령과 인접한 창녕, 의령, 합천 등 영남권의 보부상들이 오가는 길에 꼭 들를 정도로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주막이 있었다. 요즘으로 치면 술집과 식당, 여관을 겸한 곳이었다.

지금도 500년 넘은 팽나무가 옛 주막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당시 사공들은 이 팽나무에 밧줄을 매 나룻배를 정박시켰다. 사문진나루에 전국 각지의 보부상들이 들어오면 팽나무 아래에는 임시 장터가 섰고, 선주들은 좋은 날을 골라 만선과 무사고를 기원하는 풍어제도 올렸다고 한다.

부산포에서부터 물품을 실은 배가 낙동강을 따라 올라오면 7, 8일 만에 사문진나루터에 도착한다. 사문진나루터를 통해 들어온 물품 가운데 5분의 2는 대구 시장에서 소비됐고, 나머지는 충청, 강원, 호남 등 전국 각지로 수송될 만큼 사문진은 영남지역 최대의 물품 중개지였다. 1940년대 초 한 기록에 따르면 한 해 동안 사문진나루터를 통해 반입된 물자는 쌀 20만 섬, 콩 10만 섬, 우피 40만 근, 소금 10만 섬, 석유 3만5천 상자, 성냥 6천 상자, 옥양목 6만 단, 무명 10만 단에 달했다.

사문진나루터의 주막촌 가운데 가장 유명했던 '춘원관'의 경우 일제강점기를 거쳐 광복 후인 1948년경 사라졌다 1970년대 초에 다시 복원돼 최근까지 매운탕집으로 명맥을 이어오다 현재는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이곳 식당가의 건물들과 함께 다시 헐리고 말았다.

김문오 달성군수는 "옛 사문진나루터 주막촌의 모습과 정취를 최대한 살려 복원했다"며 "앞으로 주막촌을 중심으로 각종 수변 레저시설을 조성해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명품 휴식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달성'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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