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특별도', '골프 천국'으로 불리던 경기도의 골프장 경영 환경에 빨간불이 켜졌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심각하게 무너진 탓이다. 경기불황까지 겹쳐 골프장 내장객 수가 급감하면서 수익이 감소한데다가 부동산 시장 냉각으로 회원권 가격까지 폭락하면서 골프장 경영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경기도 등 수도권 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구경북에서도 이미 공급 과잉 상황이 닥쳤다.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운 골프장 이름이 골퍼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골프장 수는 올해 9월 말 현재 160개로, 이 가운데 142곳(회원제 83개, 대중제 57개)이 운영 중이다. '골프 8학군'으로 불리는 용인이 29개로 가장 많고, 여주 22개, 안성 15개, 포천 14개, 이천 12개, 가평 11개 등이다. 문제는 경기도 내 골프장 수는 늘고 있지만 골프장들의 경영상태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것.
경기도내 골프장의 올 상반기 내장객 수는 352만7천 명. 같은 기간 전국 골프장 내장객 수 951만8천 명의 37%를 차지했다. 수치상으로는 경기도 골프장의 내장객 수가 많아 보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의 경기도 골프장 내장객 수 370만3천 명에 비해 17만5천 명(4.7%)이나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율은 전국 골프장의 내장객 감소율(1.1%)보다 훨씬 크다.
내장객 수 감소뿐 아니라 회원권 시장도 냉각돼 광주의 A골프장 분양가는 2007년 7억3천만원에서 올해 1억원으로 급락했다. 거품이 빠진 것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폭락장세인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당분간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 여기에다가 골프장 개발업체의 자금난이 이어지면서 허가를 받고도 착공하지 못한 골프장이 9개, 공사가 중단된 골프장이 3개에 달한다.
경영상황이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하면서 세금을 내지 못하는 골프장도 늘고 있다. 광주의 B골프장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재산세 41억원을 내지 못해 시로부터 매달 매출채권을 압류당하고 있다. 여주 C골프장도 올해 재산세 5천500만원을 내지 못해 부동산이 압류당하는 등 경기지역의 지방세 체납 골프장은 8개나 된다. 경영난에 허덕이는 골프장 가운데 이천(2곳)과 포천(1곳)의 회원제골프장 3곳이 대중제로 전환하면서 위기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또 평일과 주말 이용료 할인 등 내장객 유치를 위한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이것이 공격적인 마케팅 수준에 머물지 않고 가뜩이나 어려운 골프장 경영 환경 악화의 원인이 돼 결국 골프장 부실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연합뉴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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