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업체 감원 등 '죽을 맛'…수입 염료 값 40-50% 폭등
서대구 산업단지에 있는 A 염색업체는 최근 일감이 떨어지면서 직원을 줄여야 할 처지다.
인건비라도 줄여 버텨볼 요량인 이곳 대표는 "앞으로 근로시간 단축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사람이 더 필요할지도 모르지만 당장 버티기가 힘들어 어쩔 도리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대구 염색업체들이 불황으로 한계상황을 맞고 있다. 일감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염료 값 폭등과 일부 지역의 스팀 비 상승 등으로 고사위기에 놓인 업체들이 늘고 있다.
대구염색산업단지를 비롯해 성서산업단지와 서대구산업단지 등 대구 곳곳에 자리한 염색업체들은 올 상반기부터 수주물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구경북패션칼라산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50%가량 생산량이 감소했다"며 "업계에서는 올해 말까지 불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염색업체 불황은 염료 값 상승과 주문량 감소 등 여러 이유가 겹치면서 발생했다. 중국에서 수입이 많은 염료의 경우 중국 현지에서 환경규제 등으로 인해 생산 업체들이 하나둘 문을 닫으면서 가격이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평균 40~50% 올랐다"며 "염료 값이 오르니 생산단가가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서대구산단과 성서산단 내 염색업체들은 더 죽을 맛이다. 비싼 스팀 비 때문이다. B 업체는 바이오 발전소를 활용, 스팀 가격을 낮춰 버티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스팀가격이 폭등하면서 투자 대비 효과가 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염색업체는 공장 매각 또는 가동 중단을 하기도 했다"며 "최근에는 화재가 발생해 수억원의 피해가 난 업체가 발생하는 등 여러 악재가 겹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염색산업단지 내 업체는 사정이 낫다. 염색산업단지 관리공단이 최근 이사회를 열고 스팀 가격을 한시적으로 낮추기로 해 단지 내 업체의 숨통을 터주고 있다.
염색공단 관계자는 "고효율탄 구입처를 한곳에서 두 곳으로 바꾸면서 경쟁을 통해 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었다"며 "올 들어 전기료를 인상하면서 스팀으로 생긴 전기를 판 가격이 올라 스팀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조치로 염색공단의 경우 올 6월부터 총 90여억원의 비용절감분이 업체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염색업계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어서 한시적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려한다"며 "내년에 경기가 다시 살아난다면 스팀 가격을 다시 정상화시켜도 될 듯하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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