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하고 해외로" 끝판왕 오승환 끝장 투구

입력 2013-10-30 11:03:50

KS 혼신의 역투 벼랑끝 삼성 구출 희망, '고별전' 우승 미소 보라

'우승 순간, 포효하는 오승환을 볼 수 있을까?'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엔 언제나 마무리 오승환이 있었다. '돌부처'라는 별명처럼 평소 웃음기 없는 그의 얼굴에 환희가 깃들 땐 우승을 의미했다.

삼성이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를 꺾고 한국시리즈 전적을 2승3패로 끌고 가자, 야구팬들은 다시 한 번 오승환의 포효를 기대하고 있다. 관계기사 30면

오승환이 해외진출을 앞둬 어쩌면 그의 세레모니는 삼성 팬들에게 남길 마지막 순간이 될지 모른다.

그러려면 삼성이 대구서 열리는 31일 6차전에 승리하고, 최종 7차전(11월 1일)서 점수가 앞선 채 오승환에게 공을 넘겨야 한다. 만원 관중이 들어찬 대구구장에서 이 모습을 볼 수 있기를 팬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29일 세이브를 추가해 포스트시즌 12세이브, 한국시리즈 10세이브로 신기록을 늘린 오승환은 이번 한국시리즈서도 '언터처블'의 맹위를 떨치고 있다.

29일 5차전. 오승환은 '끝판대장'답게 9회말 두산 타선을 잠재우며 승부를 최종전으로 끌고 가는 희망을 심었다.

오승환은 팀이 7대5로 2점차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라 안타 1개를 내줬지만 삼진 2개와 뜬공 1개로 세 개의 남은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상황은 긴박했다.

3대0→3대1, 4대1→4대4, 5대4→5대5. 달아나면 쫓아온 두산이었기 7대5로 앞선 9회말 삼성은 마지막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아낼 때까지 안심할 수 없었다.

그러나 삼성엔 오승환이란 가장 강력한 무기가 있었고, 그는 이번에도 가장 확실한 모습으로 믿음에 보답했다.

오승환은 올 시즌 후 대졸 8년차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국내에서는 자유롭게 이적할 수 있고 해외로 가려면 구단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벌써 일본과 메이저리그 여러 구단이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오승환도 한국에서의 '고별전'을 온 힘으로 치러내고 있다.

25일 대구에서 열린 2차전서 비록 두산 오재일에게 홈런을 허용해 패전투수가 됐지만, 그의 구위는 나무랄 데 없었다. 공 53개를 던지며 4이닝을 버텼다.

27일 3차전에서는 땅볼과 삼진 두 개로 임무를 완수했다. 4이닝을 던지고 하루만 쉬었지만, 그의 공은 싱싱했다. 29일 5차전서도 그는 완벽하게 임무를 완수했다.

삼성이 승부를 7차전으로 끌고 가 오승환이 우승에 방점을 찍기를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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