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률 임금 인상의 2배, 서민들 부담 갈수록 증가
중소기업에서 차장으로 근무하는 김모(43) 씨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2년 전 어렵게 얻은 전세(2억원)를 빼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그는 "집주인이 전세금 5천만원을 올려주든지 아니면 다음 달 말까지 방을 비워 달라고 한다"며 "수년째 월급은 그대로인데 전셋값만 급등하고 있다. 대출도 막혀 돈을 장만할 길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전셋값 상승률이 임금 상승폭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5명 이상 사업체의 월평균 명목임금은 2008년 256만9천원에서 올해 7월 313만1천원으로 21.8%(56만2천원)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3.3㎡당 370만7천원에서 540만7천원으로 45.9%(170만원) 상승해 임금 상승률의 2배를 웃돈 것. 이달 기준 3.3㎡당 평균가격은 565만7천원으로 최근 몇 달 새 전셋값 상승폭이 더 커졌다.
전셋값 상승률은 2009년 7.86%, 2010년 9.33%, 2011년 14.28%, 2012년 3.39%로 지난해 조정되는 듯했으나 올 들어 다시 오르고 있다. 이달 현재 9.54% 상승, 현 추세대로라면 연말엔 2011년 기록을 넘어설 전망이다.
전셋값 상승폭뿐만 아니라 절대치가 더 커지고 있기 때문에 집 없는 서민들에겐 더 부담이다. 2009년의 10%는 3.3㎡당 40만원이었지만 지금의 10%는 57만원이나 되기 때문이다. 가령 2008년엔 근로자가 66㎡ 아파트 전셋집(7천414만원)을 구하려면 29개월가량의 월급을 저축하면 됐다. 그러나 이달 기준으론 전세금 평균이 1억1천314만원으로 올라 36개월(지난 7월 명목임금 기준)을 꼬박 모아야 한다.
이 때문에 서민 가계부채가 급격히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2008년 8조6천억원에서 2011년엔 42.2% 늘었고 지난해 말 23조4천억원으로 연평균 28.7% 증가했다.
올 들어서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져 지난 6월 기준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25조5천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민들의 주거불안과 가계부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월세 상한제 도입, 민간 임대주택 활성화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주문하고 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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