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행복 재테크] 은퇴 앞둔 50대 직장인, 4억으로 노후 설계

입력 2013-10-29 07:35:43

라이프 스타일 맞춰… 정기예금, 즉시예금, 주택연금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는 직장인 이모(57) 씨. 은퇴를 앞두고 있는 만큼 가장 큰 고민은 노후생활이다. 아파트를 제외하면 이 씨가 가진 재산은 금융 자산 4억원이 전부다. 그는 4억원으로 노후를 보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다행히 큰딸은 이미 출가를 했고 전문직에 종사하는 둘째 딸은 스스로 결혼 비용을 마련하겠다고 해서 자녀 결혼에 따른 부담은 던 상태다. 그는 퇴직 후 장사라도 해볼까 고민을 해 봤지만 경험도 없이 시작했다 낭패를 본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에 있는 돈이라도 지키자는 생각에 장사 계획을 접었다. 또 원룸에 투자를 해서 월세를 받아 노후생활을 꾸려갈 생각도 가졌지만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이마저도 포기했다.

Q: 동양그룹 사태를 지켜보면서 한순간에 모든 재산을 날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안정성에 초점을 맞춰 자금을 관리하고 싶다. 원금을 까먹지 않고 이자만으로 노후생활을 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라 생각한다. 노후 준비를 위한 금융상품으로 즉시연금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즉시연금은 목돈을 넣은 뒤 그 돈을 연금 형태로 받는 상품이어서 시간이 흐를수록 원금이 줄어들어 내키지 않는다. 자금을 어떻게 운용하는 것이 좋을까?

◆정기예금과 즉시연금

금리가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1990년대만 해도 이 씨 정도의 금융자산을 갖고 있으면 노후 걱정을 덜 수 있었다. 이 씨가 원하는 것처럼 원금 손실 없이 이자만으로도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원금은 나중에 자식들에게 물려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할 만큼 초저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웬만큼 금융자산을 갖고 있지 않으면 이자로 생활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노후생활을 안정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는 셈이다. 이를 두고 선진국에서는 '저금리 위험'이라고 부른다. 저금리는 상속 문화마저 바꾸고 있다. 오래전 저금리 시대를 맞은 일본에서는 이자로 생활하고 원금을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문화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 씨는 노후 생활비로 매월 200만원 정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만일 4억원을 정기예금(금리 연 3% 가정)에 넣어둘 경우 세금을 제하고 매월 이자로 85만원 정도를 받게 된다. 이 씨가 만 61세부터 매월 받게 되는 국민연금 50만원을 합쳐도 노후 생활비로 부족한 금액이다.

부족한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원금에서 돈을 빼내 쓰다 보면 원금은 고갈될 수밖에 없다. 노후에 경제력이 바닥나면 빈곤층으로 전락하게 된다. 따라서 원금 보전을 생각해서 즉시연금 가입을 꺼리는 것은 바람직한 생각이 아니다. 정기예금에 가입하더라도 부족한 생활비 때문에 원금을 보전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씨에게 즉시연금은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즉시연금은 종신형, 상속형, 확정기간형 등 여러 종류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만일 종신형을 선택할 경우 사망 시까지 매월 일정 금액을 연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 또 즉시연금은 비과세 등의 장점을 갖고 있어 목돈을 노후자금으로 운용하는데 적합하다. 즉시연금에 가입할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종신형의 경우 중도 해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신의 라이프사이클 등을 고려해 적합한 종류를 선택해야 한다.

◆노후 생활비 절감 등의 노력도 병행해야

4억원은 이 씨에게 안정적인 노후를 보장해 주기에는 부족한 돈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씨는 4억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것 못지않게 노후를 안정적으로 보내기 위한 다른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우선 은퇴 후 눈높이를 낮춰 일자리를 찾는 것이 급선무다. 평생 직장생활만 해 온 이 씨에게 창업은 어울리지 않는다. 섣불리 창업을 했다 실패하면 노후 자금마저 날릴 수 있기 때문에 재취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은 경제적인 측면뿐 아니라 긴 노후를 보내는 데 생활의 활력이 될 수 있다. 월 생활비 200만원을 줄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지출은 줄이고 소득을 늘리는 것만큼 확실한 노후대비는 없다.

자산 운용 수익률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이 씨는 원금 보전을 중요시 여길 만큼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갖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1억원 정도는 정기예금에 묻어두고 2억원을 즉시연금에 넣을 것을 권한다. 즉시연금은 2억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정기예금에 비해 실질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정기예금에 가입할 때에는 세금우대 또는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상품에 우선 가입하는 것이 좋다.

나머지 1억원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다소 공격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투자상품 중에는 우선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형펀드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채권형펀드에 7천만원을 투자하고 3천만원은 주식형펀드로 운용을 하면 투자 위험을 어느 정도 분산하면서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다. 은퇴자에게 적합한 주식형펀드는 배당주펀드다. 배당수익률과 자본이득을 동시에 노리면서 일반적인 주식형펀드보다 변동성은 낮기 때문이다.

◆주택연금도 대안 중 하나

주택연금도 노후를 위한 좋은 대안 중의 하나다. 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의 고령자가 소유한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노후생활비를 매월 연금 형식으로 받는 금융상품이다. 부부가 모두 사망한 후 주택을 처분해서 정산을 하는데 연금수령액 등이 집값을 초과해도 상속인에게 청구하지 않는다. 반대로 집값이 남으면 상속인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만약 이 씨가 만 60세에 살고 있는 시가 3억원의 아파트를 담보로 주택연금을 신청하게 되면 매월 69만원을 평생 받을 수 있어 노후 생활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이 씨 또한 넉넉한 노후를 보내고 싶다면 나중에 주택연금을 활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한편 국내 도입 만 6년을 맞은 주택연금은 가입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노후 안전망의 대체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주택연금 운용기관인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규 가입자는 2천567명, 누적 가입자 수는 1만4천866명으로 집계됐다. 2007년 한 해에 515명, 2009년에는 1천124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빠른 속도로 가입자가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택연금의 평균 가입연령은 72.3세, 매달 받는 월 수령액 평균은 102만6천원, 평균 주택가격은 2억8천100만원으로 파악됐다.

자료=계명대 산업경영연구소 부설 재무상담클리닉센터

정리=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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