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주주의에 빠진 대구, 분권운동으로 '살 길' 찾다…『전환의 도시 대구』

입력 2013-10-26 07:48:23

전환의 도시 대구 1970~2010/ 대구경북학회장 김영화 편/ 양서원 펴냄

대구경북학회가 지난해 12월 30일에 출판한 『전환의 도시 대구』의 뒤를 이어 『전환의 도시 대구 1970~2010』을 출판했다. 첫 번째 책은 1960년대까지 대구의 성장을 다루었는데 이번에 나온 두 번째 책은 1970년 이후 현재까지 대구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구조의 변화를 분석하였다.

이 시기 한국사회의 변화는 이전 어느 시기보다 그 폭이 넓었고, 속도가 빨랐다. 한국사회는 직선제 개헌운동을 중심으로 한 민주화의 물결이 넘쳐났던 1987년 이후 민주주의로의 대장정이 꾸준히 추진되고 있으며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새로운 경제발전모델이 모색되고 있다. '대구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었던가?'를 규명한다.

1970년대 이후 대구는 한국의 산업화를 선도한 세 번째로 큰 도시였다. 그러나 여기에는 그림자도 있었다. 국가가 주도하는 자본주의 산업화는 정치적 권위주의와 맞물리면서 한국 사회를 가장 밑바닥에서부터 휩쓸어 올리는 소용돌이(vortex)를 만들어서 초집권 정치체제, 서울 수도권 중심 초집중 경제체제, 관주도 동원 사회체제를 만들었다.

이런 소용돌이 속에서 대구는 지역의 문제를 자신의 혁신역량 제고를 통해 해결하기보다는 중앙정부의 권력을 통해 해결하려는 중앙의존적 경향에 젖어 있었다. 그리고 경험해 보지 못한 것에 대한 도전과 창조적 마인드 대신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들 사이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찾는 보수주의적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는 모습을 보였다.

분석에 이어 이 책의 필자들은 대구의 희망을 발견하는 데 시선을 모으고 있다. 지방분권운동을 만들고 이끌었던 것처럼 대구의 시민사회는 전국적으로 볼 때에도 매우 중요한 의제 발굴을 선도하고 있으며 시민운동도 후기 산업사회의 변화를 조용하지만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향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보았다. 특히 권위 추종적 성향이 매우 높은 대구에서 중앙권력에 대항하는 지방분권운동이 시작되어 전국적 움직임을 주도한 것은 대구의 시민사회의 저력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필자들은 또 대구의 종교가 지역주의에 근거하여 배타적 권력 유지에 협조 또는 방조하는 과정을 통해 권력 보수의 성향을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대구지역 천주교와 개신교가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며 생명과 사랑, 나눔의 문화 확산에 주력하고 있는 움직임을 지역 종교계의 매우 중요한 변화로 파악하고 있다.

이번 연구 작업을 총괄한 편저자 김영화 대구경북학회 회장(경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은 "대구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지, 대구라는 도시의 희망의 단서는 어디에 있는지, 이것을 찾는 것이 이번 연구를 기획한 문제의식이다"며, "희망의 단서는 냉철하게 대구를 진단할 때 찾을 수 있으며 이번 연구총서는 희망의 단서를 찾기 위한 노력이다"라고 회고했다.

한편 대구경북학회는 이번 두 번째 연구총서2에 이어 세 번째 연구총서3을 기획하고 있다. 첫 번째 연구총서가 대구의 과거라면, 이번 연구총서2는 대구의 현재라고 하겠다. 이어서 나올 연구총서3은 '대구의 미래, 대구의 꿈을 다룬다'(가제)이다. 590쪽. 2만3천원.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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