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전도사로 변신한 육군 헬기 조종사 고종태 씨

입력 2013-10-25 11:02:49

"세상에서 가장 멋진 새는 '날 새' 이고 '날 새'보다 더 멋진 새는 '널 새'라고 해요. 그런데 '널 새'보다도 더 멋진 새는 '우릴 새'입니다. 웃음과 칭찬을 통해 더불어 사는 밝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어요."

33년간 육군 항공 헬기를 몰았던 조종사가 우리 사회에 웃음을 전하는 행복 전도사로 변신해 화제다. 주인공은 경산 하양에 사는 고종태(57) 씨. 육군 최고 헬기 조종사인 표준교관 조종사까지 지낸 그는 2009년 12월 준위로 전역한 뒤 전국을 누비는 웃음 전도사로 인생 2막을 열었다. 그의 첫인상은 군인이 주는 경직된 이미지보다는 웃음과 끼가 가득한 '괴짜' 코미디언 같다. 머리 스타일은 웨이브가 깊은 파마를 했고 목에는 나비 넥타이를 매고 있다. 또 오른쪽 가슴에는 스마일 모양의 노란 브로치도 달고 다닌다. 그는 갑자기 최고라는 손 모양으로 엄지손가락을 쭉 뻗었다. 한 번뿐인 인생을 아름답고 멋지게 살자는 의미란다.

"세상에는 바꿀 수 없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해요. 첫째는 나의 과거고 둘째는 다른 사람입니다. 반면에 바꿀 수 있는 두 가지도 있어요. 그것은 자신과 자신의 미래죠. 생각을 바꾸고 도전을 하면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거죠."

그는 전역 한 달 앞두고 웃음치료사 자격증을 땄다. 또 웃음 강연를 위해 레크리에이션, 펀 리더십 자격증도 갖췄다. 그는 어린 시절 꿈이 코미디언이었다. 늦게나마 웃음 전도사가 된 게 인생의 가장 큰 행복이란다. 그는 4년째 전국을 돌며 웃음 전도사 활동을 하고 있는데 괴짜 같은 웃음 강연에 명성도 높다. 복지관, 노인대학, 평생교육원, 여성회관, 학교 등 안 뛰어다니는 데가 없다. 그의 매력은 율동이다. 무대에서 신나는 대중가요나 민요를 틀어놓고 섹시 춤으로 청중을 사로잡는 마력이 있다. 청중들도 저절로 빠져들어 한바탕 신나게 웃는다. 한 두 시간 함께 '놀고' 나면 온몸이 땀 범벅이 될 정도다. 또 그는 손 율동과 말로 자신의 존재, 사는 이유, 칭찬의 의미 등 값진 메시지도 전달한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도 갚는다는 속담이 있죠. 이 말 한마디를 현재가치로 따지면 무려 20억원이 됩니다. 우리가 남에게 하는 말 한마디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겠죠. 최고의 값진 말은 칭찬을 꼽고 싶어요."

그는 색소폰도 수준급이다. 군 생활하면서 아내와 함께 취미로 색소폰을 배웠다. 주말이면 아내와 함께 3년간 경북관광순환테마열차 색소폰 연주봉사를 다니며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그는 지금도 요양원, 암환자 치유센터, 교회 등을 찾아 웃음과 색소폰 선율을 선사하고 있다.

그는 군 생활 중 헬기 조종사로 많은 활약을 했다. 주로 군단장 지휘헬기를 조종한 그는 민관군 산불 진화, 긴급환자 수송, 수해 인명구조 등에 투입돼 아름다운 비행을 했다.

이 밖에도 그는 대구시 문화시민운동 강사를 비롯해 안전보건공단, 철도공사 강사, 다문화가정 상담사 등 활동을 하고 있다.

"강의를 진행하는 동안 제 스스로 살아 있다는 느낌에 행복해요. 제 웃음이 다른 사람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할 따름이죠. 제2의 인생인 웃음 바이러스 비행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겁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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