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 과일 올 여름에 먹여"…포항 어린이집 불량급식 논란

입력 2013-10-23 10:56:41

게시물 24건 인터넷 게시, "해고 불만 교사 거짓 소문"

한 인터넷사이트에
한 인터넷사이트에 '포항의 S어린이집에서 쓰레기 음식을 유아들에게 먹이고 있다'고 주장하며 증거자료로 올린 사진. 출처-인터넷포털사이트 다음 육아카페

포항지역 한 어린이집이 쓰레기 수준의 음식을 유아들에게 먹이고 있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해당 어린이집에서 해고된 교사가 올린 이 게시물에 대해 어린이집 측은 "해고에 불만을 품은 교사가 거짓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최근 육아관련 인터넷 카페와 소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포항시 남구 S어린이집을 고발한다'는 제목의 게시물이 퍼지고 있다. 해당 게시물에는 음식물 쓰레기를 방불케 하는 사진과 '나는 이 어린이집에서 일하던 교사다. 집에서 갖고 온 쓰레기보다 못한 음식을 아이들에게 먹이는 것을 보고 증거자료를 모았으며 이러한 사실이 들켜 부당해고를 당했다"는 내용이 게재돼 있다.

이 교사는 또 사과와 우유, 각종 반찬 등의 사진을 올린 뒤 '2012년 가을에 산 과일을 2013년 여름에 먹인다' '유통기한이 한 달이 지난 우유를 원장이 괜찮으니 그냥 먹이라고 했다'며 총 24건의 고발성 게시물을 덧붙였다.

이 게시물은 '어느 어린이집 교사의 양심 고백'이란 제목으로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전파되고 있다. 게시물을 접한 네티즌들은 "사진을 보니 정말 충격적이다. 아이들은 무슨 죄라고" "개도 안 먹을 밥을 먹이다니 아이를 가진 부모로서 용서할 수 없다"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하지만, S어린이집 측은 "음해성 허위사실 유포"라며 이 교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섰다.

S어린이집 관계자는 21일 포항남부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하고 "해당 교사가 아이들에게 이불을 덮고 코를 비트는 등의 모습이 CCTV에 찍히는 등 아동학대가 심해 해고했다. 또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른 어린이집에 취직이 안 되자 보복성으로 거짓 사실을 전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포항시는 S어린이집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인 데 이어 자세한 정황을 밝히기 위해 해당 사건을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조사 의뢰했다.

포항시 여성가족과 관계자는 "현장 조사결과 인터넷에 올려진 것만큼 심각한 식자재는 발견하지 못했다. 냉장고에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이 조금 발견됐으며 우선은 사태를 세밀히 조사하는 편이 좋다고 판단했다"며 "아동학대나 위생불량 음식 둘 다 우리로서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두 사안 모두 비중을 두고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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