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새 성장동력 찾기 급하다

입력 2013-10-23 08:47:35

철강 경기 끝없는 불황,외길 고집 계열사들 내리막길…포항 전체 경제까지

포스코와 포항에 본사를 둔 포스코 계열사가 세계철강경기 침체로 힘겨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앞으로도 철강경기가 나아질 기미가 없어 포스코와 관계사들이 보는 영업이익 전망은 어둡다. 특히 선박과 플랜트, 건설 등 경기가 실종된 분야의 업종 계열사는 영업이익 감소는 고사하고 아예 적자로 돌아서 구조조정까지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철강 일변도의 계열사와 연관기업을 육성하지 못한 계열사 등은 철강경기가 되살아나지 않는 한, 불황의 늪을 빠져나오기 힘든 상황이다. 포스코 계열사의 본사가 대다수 외지에 있고, 기초소재형 철강이 포항클러스터 내에서 중간재와 최종재로 연결되지 못해 기업경쟁력 하락과 포항경기의 침체가 우려된다는 한국은행 포항본부의 지난해 가을 분석(포항경제리뷰)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반면 베트남과 중국 등 해외시장의 신수요를 빠르게 파악해 시장선점에 나선 포스코 계열사는 철강경기와 관계없이 꾸준한 성과를 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포스코가 철강사업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자원 확보를 위한 해외 광산투자나 공격적인 기업인수합병 등에 나서고 있으나 실적을 올리지 못한 채 저평가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성장 사업에 눈을 돌려 성과를 이루고 있는 포스코 계열사들의 선전이 기업생존에 있어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포스코는 영업이익 하락에 주머니를 닫고 있고, 포스코건설과 포스코플랜텍 등은 건설 경기와 플랜트 수주의 어려움으로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일부 직원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포스코플랜텍은 지난 7월 합병한 성진지오텍과 함께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선박 수주에 매달리고 있다. 포스코엠텍은 제품을 많이 팔고도, 철강 원료의 마진 감소로 매출이 제자리를 맴돌고 있고, 포스코강판은 올 연말 들어 겨우 적자를 면하고 흑자로 돌아섰다. 포스코켐텍은 올해 영업이익이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내년 침상코크스 공장 준공과 연말 인도네시아 포스코공장 가동에 기대를 걸며 상승세를 예고했다.

포스코ICT는 올해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평년보다 40% 이상 줄어든 사업 수주를 기록했지만, 해외시장 개척에 따른 신수요가 내년 본격 발생할 것으로 보여 고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2, 3년 전부터 본격 추진한 중국 LED시장 모색과 베트남 SOC(사회간접자본) 확대에 연관된 제품 수주가 빛을 발하면서 올해 영업이익 100% 신장을 달성하는 등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 김진홍 차장은 "포스코의 브랜드만으로 시장에서 버틸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 세계적인 경기 흐름과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들은 결국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요즘 포스코 및 계열사의 부침을 통해 체감하고 있다"며 "포스코는 철강 일변도의 산업구조를 하루빨리 다변화할 필요가 있고, 포항은 포스코와는 별개로 포항철강공단의 300여 개 기업의 성장동력을 국책사업 추진을 통해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시 한 관계자는 "포스코가 휘청거리면서 시의 재정자립도가 크게 떨어지는 등 포항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포스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지만 철강에 집중된 산업구조를 바꾸기는 역부족이었다. 포항경제가 시동을 걸려면 포스코의 정상화가 우선이다"고 말했다.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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