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노명우 지음/ 사월의 책 펴냄
혼자 사는 사람은 괴물인가? 사람들은 흔히 늦게까지 결혼하지 않는 노처녀, 노총각을 두고 "성격이 이상하던가 아니면 어딘가 문제가 있겠지. 결혼 못하는 이유가 분명 있다니까"라고 입방아들을 찧어댄다. 하지만 결혼해서 함께 사는 것만이 '정상'이고 혼자 사는 것은 '비정상'인가? 이미 전국의 네 가구 중에 한 가구는 1인 가구다. 1980년 전체 가구의 4.8%에 불과했던 한국의 1인 가구는 2013년 현재 25%에 다다랐다. 스웨덴과 독일 같은 선진국의 경우 1인 가구는 이미 40%를 넘어선 지경이다. 어쩌다 이 많은 사람들이 혼자 살게 된 것일까?
이 책은 혼자 살기에 대한 과도한 낭만이나 오해 섞인 두려움을 벗어던지고, 혼자 사는 사회가 눈앞에 와 있음을 담담하게 사회적 사실로 받아들이는 책이다. 저자는 철학과 사회학, 인문학 일반을 넘나들면서 홀로서기의 삶이 어떻게 가능한지, 그리고 홀로 선 개인들이 연대하는 미래를 어떻게 그릴 수 있을지 꼼꼼히 살펴나간다.
저자는 혼자 살기의 초라함을 감추려는 위선과 상품사회가 강요하는 소비적 싱글 라이프로 인해 사람들은 참된 혼자 살기의 역할 모델을 구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집단의 힘에 의해 희생양이 되지도 않고, 세상을 향한 시선을 닫는 은둔자가 되지도 않은 채 홀로 서는 사람을 '단독인'이라고 부른다. 이 단독인은 타인을 지배하려는 욕구를 가진 독단인과 다른 존재로 그려진다. 저자는 그러한 단독인의 사례를 데카르트, 루소, 나쓰메 소세키, 레비나스, 몽테뉴 같은 사상가들에게서 발견해낸다. 그들은 모두 집단주의에 매몰되거나 은둔주의에 갇히지 않고 훌륭한 존재로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며 타인들과 연대한 선구자들이다. 303쪽, 1만5천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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