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의 눈] 우즈벡 결혼이주여성 딜도라 씨 시민경찰 통역'노래자랑 최우수

입력 2013-10-17 14:08:26

6개 국어 술술, 노래도 짱 '다문화 아줌마'

이달 12일 달서구 출범 25주년을 기념하는 '웃는 얼굴 큰잔치' 다문화 축제 노래마당. 일본, 인도, 파키스탄, 필리핀 등 각국에서 온 15개 참가팀 중에서 용산동에 사는 딜도라(36)'고민정(18) 팀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우즈베키스탄에서 2009년 한국으로 시집온 딜도라 씨는 같은 스포츠센터에 다니던 고민정 양에게 이 대회에 나가자고 제안했다. 고 양이 평소 스포츠센터에서 춤을 잘 추고 노래 잘하기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둘은 2주 전부터 연습을 했으며 계명대학교 내에 있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행사장인 두류공원 코오롱음악당 좌석과 뒤편 잔디언덕에는 외국인도 많이 참가해 인파로 가득 찼다. 그중에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딜도라 씨의 부모님도 있었다. 그녀의 부모님은 딸이 어떻게 사는지 보려고 2주간의 일정으로 한국에 왔다. 어머니 호시약(61) 씨는 "딸이 먼 곳에 시집가서 잘사는지 항상 걱정이었는데 남편, 이웃들과도 잘 지내며 사회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니 걱정이 사라졌다"면서 기분 좋은 표정을 지었다.

소고기국, 미역국, 김치찌개 등 한국 음식을 자신 있게 만든다는 딜도라 씨는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된장찌개인데 한국 사람들이 정이 있는 것이 된장찌개를 많이 먹어서 그런 것 같다"며 "한국에 오기를 잘했다"고 말했다.

성서경찰서 시민경찰로 통역봉사를 하는 딜도라 씨는 어린 시절 부모님을 따라 여러 나라에서 살았다. 교사 출신인 어머니의 가르침으로 무려 6개 국어(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카자흐스탄, 터키, 러시아어)를 통역할 수 있다. 이러한 공로로 성서경찰서로부터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국말과 문화를 더 잘 배우기 위해 한국어능력시험 공부도 하고 있다. "10월 말경이면 대한민국 주민등록증이 나온다"면서 "앞으로 경찰시험에 도전해 나에게 많은 선물을 안겨준 대한민국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노래자랑에 함께 나온 고 양은 "솜씨 좋고 마음씨 좋은 언니와 함께 준비하는 과정이 즐거웠으며 앞으로도 서로의 우정을 계속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김도형 시민기자 sk8049797@empas.com

멘토'이석수기자 s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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