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의식 실종…고등학생 30% "나만 잘살면 된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정직함과 윤리의식이 실종되어 가고 있다.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가 전국 초'중'고교생 2만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 정직지수와 윤리의식' 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대구지역 청소년(1천168명)의 정직지수와 윤리의식을 점수로 산출하면 77점으로 전국 평균 74점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년별로는 초등학생 84점, 중학생 75점, 고등학생 71점이다.
대구지역 청소년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개인주의와 이기심이 더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웃의 어려움과 관계없이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질문에 초등학생 21%, 중학생 23%, 고등학생 30%가 '그렇다'고 답했다. '참고서를 빌려주기 싫어서 친구에게 거짓말을 한다'는 질문 역시 초등학생 27%, 중학생 41%, 고등학생 46%가 '그렇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은 처벌받을 가능성이 큰 잘못에는 매우 정직한 행동을 할 것으로 답했으나, 타인이 못 보거나 자신의 처벌 가능성이 낮은 잘못에 대해서는 별다른 문제의식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험 보면서 커닝한다'는 항목에 대해 초등학생 96%, 중학생 92%, 고등학생 91%가 '그러면 안 된다'고 답한 반면, '친구의 숙제를 베껴서 낸다'에는 초등학생 29%, 중학생 75%, 고등학생 80%가 '괜찮다'고 답했다.
돈을 중요하게 여기는 배금주의도 청소년 사회에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억원이 생긴다면 잘못을 하고 1년 정도 감옥에 들어가도 괜찮다'는 질문에 초등학생 16%, 중학생 28%. 고등학생 39%가 '괜찮다'고 응답했다. 또 '부모님이 나를 잘 봐달라고 선생님께 촌지(선물)를 주는 것은 괜찮다'는 항목에는 초등학생 30%, 중학생 25%, 고등학생 14%가 '그렇다'고 답했다. 청소년 10명 중 2~3명은 돈만 있으면 범죄도 스스럼없이 저지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대구 흥사단 관계자는 "초등학생과 고교생의 정직성과 윤리의식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입시위주의 경쟁에 휘말려 청소년들의 도덕의식이 황폐해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며 "학교와 가정, 사회는 청소년들이 약자에 대한 배려와 사회 정의를 배울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드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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