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일직면 세월교 화물차·주민 '아찔한 동행'

입력 2013-10-11 07:44:55

폭 3.5m 승용차도 교행 안돼…대형 화물차 통행 '붕괴 우려'

10일 오전 안동시 일직면 광연리 마을을 잇는 세월교에 대형 화물차들이 지나가고 있다. 이 다리는 일반 교량에 비해 폭이 좁아 대형 화물차 주행 시 보행자 사고가 우려된다. 전종훈기자
10일 오전 안동시 일직면 광연리 마을을 잇는 세월교에 대형 화물차들이 지나가고 있다. 이 다리는 일반 교량에 비해 폭이 좁아 대형 화물차 주행 시 보행자 사고가 우려된다. 전종훈기자

"대형 차량이 바로 옆을 스쳐가면 다리가 출렁대고 다리가 후들거립니다."

10일 오전 안동시 일직면 광연리 마을을 잇는 다리. 15t 화물차가 다리 위로 진입하자 상기된 표정의 주민이 다리 난간에 붙어 차량이 지나가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다리 위에 서 있는 주민과 트럭과의 거리는 불과 1m 남짓. 주민은 트럭이 완전히 지나갈 때까지 바짝 긴장한 채 꼼짝하지 않고 서 있어야 했다. 많은 비를 동반한 태풍의 영향으로 불어난 물이 다리 상판 바로 아래까지 넘실거리고 있어 섣불리 움직이다간 강으로 떨어지는 변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 주민은 "수십 년 동안 마을 이동로였던 다리에 수년 전부터 인근 공장의 대형 트럭이 지나다녀 아찔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대형 트럭이 짐이라도 가득 싣고 달리는 날이면 다리 전체가 출렁거려 행여 무너지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매일 주민 수십 명이 이용하는 소규모 교량에 대형 화물차들이 마구 오가면서 주민들의 안전사고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수년 전 마을 인근에 폐기물처리업체가 들어서면서 대형 화물차들이 인도가 없는 좁은 다리를 공장 진입로로 수시로 드나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다리는 폭 3.5m로 승용차 두 대가 교행하기도 힘들 정도로 좁다. 보행자의 안전을 보장해 주는 난간도 20㎝ 높이의 돌기둥이 전부다. 대형화물차와 보행자가 동시에 건너면 안전에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 속칭 세월교라 불리는 이 다리는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4가구를 비롯해 농민 등 수십 명이 이용하고 있다. 또 다른 주민은 "바로 앞에 다리가 있지만 될 수 있으면 2~3㎞ 떨어진 윗마을 다리를 이용한다"며 "급한 용무 때문에 다리를 건너볼까 싶다가도 대형 화물차가 지나가는 모습을 보곤 발길을 돌리는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해당 업체도 주민 안전과 대형 화물차 통행에 따른 다리 붕괴 등을 우려해 일직면과 안동시에 다리 신축을 건의한 상태다. 이 업체 관계자는 "우리도 주민들이 불편하고 위험한 사실을 알고 다리를 건널 때 조심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안전확보를 위해 안동시에 다리 신'증축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지만 예산문제로 지연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동시 관계자는 "다리를 신축하는데 30억원 정도가 소요되지만 주민 수가 적은 데다 안동시 예산으로는 다 충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경북도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시일이 걸릴 것 같다"고 해명했다.

안동'전종훈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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