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백일장] 시2 -가을 소곡

입력 2013-10-10 13:59:10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양종균(대구 수성구 중동)

코스모스 흐드러진 벌판

짙푸른 하늘과 더불어 현란한데

군데군데 들국화는

숫기없는

처녀처럼 수줍음을 피운다

한 떨기 샛노랑 무명초는

따사로운 햇살에 눈을 감고

작은 나비 한 쌍

이 꽃 저 꽃 옮겨가며

나풀나풀 사랑을 속삭인다

미끈한 억새풀 가을 바람에 맞서

잔 울음 품으며

가을 색으로 치장한 메뚜기들이

앞서간 여름이 아쉬워 떼떼거린다

강물처럼 파란 하늘 향해

고추잠자리

짝을 지어 밀월여행 떠난다

저기 저 앞산에는 어느덧

단풍이 내리고 있어

어느 詩句(시구)가 생각난다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

내가 죽어 네가 산다면'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