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제도 개편] <하>전형별 대입 전략

입력 2013-10-08 12:44:07

우선선발 금지된 상위권대, 논술 성적 우수하면 합격 유리

내년 이후 대입 제도가 바뀐다. 현행 입시와 달라지는 점이 무엇인지, 입시 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미리 살펴보면 원하는 대학, 학과에 진학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최근 대구시교육청이 마련한 수시 상담실에서 입시 상담을 받고 있는 수험생과 학부모 모습. 매일신문 DB
내년 이후 대입 제도가 바뀐다. 현행 입시와 달라지는 점이 무엇인지, 입시 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미리 살펴보면 원하는 대학, 학과에 진학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최근 대구시교육청이 마련한 수시 상담실에서 입시 상담을 받고 있는 수험생과 학부모 모습. 매일신문 DB

최근 대입 제도가 개편됐다. 교육부가 '2015, 2016학년도 대입 제도와 2015학년도 대입 전형 기본사항'을 확정해 발표한 것. 지난주에는 매일신문 교육문화센터와 함께 바뀐 제도 가운데 오해가 많은 부분에 대해 살펴봤다. 대표적인 것이 항간에 떠도는 얘기와 달리 수시모집 준비에는 여전히 정성을 쏟아야 하고 논술 공부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대입 제도 개편의 취지는 대입 전형 간소화로 학생들이 입시 준비를 좀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수시는 학생부 위주 전형과 논술 전형, 실기 전형으로 구분했고 정시는 수능과 실기 위주 전형으로 구분했다. 올해 치러질 2014학년도 입시와 비교해 어떤 전형이 얼마나 바뀌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수시 학생부 위주 전형

바뀐 제도는 학생부 교과와 학생부 종합으로 전형을 구분했다. 학생부 교과는 내신성적을 중심으로 신입생을 선발하고 학생부 종합은 교과 외에도 비교과, 서류, 면접 등을 활용해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다.

현행 입시 제도에서도 학생부 교과 중심 전형이 있긴 하다. 하지만 학생의 교과 성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은 수도권 중위권 대학과 국립대, 지방 사립대 등에서 시행하고 있을 뿐 주요 상위권 대학에서 시행하지 않고 있다. 국립대 경우에도 최상위권 학과는 학생부 교과 중심으로 선발하지 않는다. 경북대는 영어교육학과, 국어교육학과 등이 교과 중심 전형을 하지 않는다. 교과 중심 전형은 2015학년도 이후에도 시행 대학이나 모집 인원 등에서 큰 차이가 없을 전망이다.

학생부 종합 전형은 현행 입학사정관 전형과 이름만 다를 뿐 크게 바뀌는 것이 없다. 서울대를 포함한 서울 주요 상위권 대학은 현재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하는 비중이 크다. 선발 기준은 교과와 비교과 활동,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을 활용한 서류와 면접으로 이뤄진다. 교과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하면 학교 간의 교육과정과 방과후 학교 등의 편차를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학들은 학교 소개 자료와 함께 학생 개개인의 서류와 면접을 비교, 평가하는 것이다.

이 전형은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이름이 바뀌면서 학생부 기재의 충실도와 평가의 전문성을 높일 계획이어서 현행 입학사정관 전형이 오히려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학생부 종합 전형은 단순히 교과 성적만 좋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공이나 진로와 관련된 교과 성적을 보는 것은 물론 동아리나 진로활동, 봉사활동 등을 얼마나 해왔는지도 평가하기 때문에 1학년 때부터 착실하게 준비해야 한다.

◆수시 논술 전형

교육부는 대학들이 논술을 가급적 지양하기를 권고하면서도 교육과정 내에서 준비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대학들의 출제 범위를 교육과정 내로 제한하는 한편 개정 교육과정에 논술을 포함시켜 단위 학교에서 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되면 현재 논술을 시행하는 주요 대학들이 급격하게 논술을 폐지하거나 모집 인원을 대폭 줄일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행 논술 전형과 바뀐 제도를 비교할 때 가장 큰 차이점은 주요 상위권 대학에서 시행하고 있는 우선선발을 금지하는 것이다. 우선선발을 금지하게 되면 논술 전형에서 최저학력기준이 낮아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논술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합격하게 된다. 오히려 적성'구술고사가 금지돼 적성고사를 치르던 대학들 가운데 일부가 논술 전형을 도입함으로써 모집 규모가 커질 가능성도 생겼다.

인문계열 학생들은 논술에 대비해 사회 교과 영역에서 다양한 지식을 쌓고 미리 글쓰기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능에서 선택하지 않는 사회 교과라고 해도 논술에서 출제 가능한 영역에 대해서는 학습이 필요하다. 자연계열 학생들은 수학과 과학에 대한 집중도 있는 학습이 요구된다. 특히 과학의 경우 물리, 화학, 생명과학 가운데 1개 영역을 결정해 실력을 쌓아야 한다. 수능에서 해당 교과의 Ⅱ영역을 응시하지 않더라도 논술 대비를 위해서는 학습이 필요하다. 논술을 보통교과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한다고 해도 수능 대비 정도의 학습으로는 체감 난이도가 상당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충실한 심화 학습을 해야 한다.

◆수시 실기 위주 전형

일반고 학생들 가운데 실기 위주 전형으로 진학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실기 위주의 전형은 일반적으로 예술대, 체육대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 시행하지만 예'체능뿐만 아니라 수학, 과학, 외국어, 발명, IT 등도 특기로 인정돼 이 전형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지금까지 특기자 전형으로 분류돼왔으나 실기 위주 전형에서는 모집 단위별 특성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운영하게 했다.

제한적 운영이란 해당 학과에서 필요로 하는 특기만 인정하는 것이다. 기존 특기자 전형은 인문계열에서 외국어 특기자 전형, 자연계열에서 수학과 과학 특기자 전형으로 시행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외국어고, 과학고 학생들에게 대단히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자신의 특기를 인정받을 수 있는 학과에 한해 지원이 가능하게 된다. 가령 국사학과에서 외국어 특기자 전형으로 지원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학생 개인이 가지고 있는 특기를 모든 학과에 적용할 수는 없기 때문에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특기로 자신이 원하는 학교와 학과에 지원이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해 이 전형 준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정시 수능 위주, 실기 위주 전형

정시는 현행 입시와 마찬가지로 수능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실기 위주 전형은 예'체능 학과에서 시행되고 대부분 일반학과에는 해당 사항이 없다. 수능이 합격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현행 입시와 큰 차이는 없지만 대학에 따라 모집 단위별로 수능 반영 방법을 더욱 다양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맞춰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주요 상위권 대학 경우 정시에서 국어, 영어, 수학, 사회탐구, 과학탐구를 같은 비중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인문계열 경우 국어, 영어, 수학의 비중이 사회탐구에 비해 높고, 자연계열은 수학, 과학탐구의 가중치가 약 50% 정도 있기 때문에 계열에 따라 차별화된 학습 전략이 필요하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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