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고객은 박정희 전 대통령…자본금 4,400배로 고속 성장
대구은행이 7일 창립 46주년을 맞았다. 1960년대 경제개발 추진 과정에서 지방은행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1967년 설립된 대구은행은 '꿈과 풍요로움을 지역과 함께'라는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지역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오고 있다.
현재 대구은행은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하는 초우량 지역은행'으로 한 단계 더 높은 도약을 꿈꾸고 있다. 양적성장을 넘어 질적성장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지방은행으로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는 것. 창립 46주년을 맞아 지역의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해 온 대구은행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조명했다.
◆지방은행 1호
1967년부터 정부는 '1도 1은행' 원칙을 세우고 전국에 10개의 지방은행 설립을 추진했다. 가장 먼저 테이프를 끊은 것은 대구은행이었다. 대구은행은 1967년 10월 7일 대구시 중구 동문동 대구상공회의소 건물에 사무실을 열고 지방은행 최초로 영업을 시작했다. 설립 당시 자본금은 1억5천만원, 임직원은 43명이었다. 대구은행 고객 1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대구은행 개업을 축하하기 위해 정기예금을 가장 먼저 개설했다.
46년 동안 대구은행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올 상반기 기준 자본금은 6천606억2천500만원, 임직원은 3천여명에 이른다. 설립 당시와 비교해 보면 자본금은 약 4천400배, 임직원은 70배 정도 늘어났다. 대구은행은 올 상반기 기준 총영업이익 4천783억원, 당기순이익 1천315억원을 기록해 탄탄한 재무구조를 자랑하고 있다.
◆금융그룹으로 변신
2011년 5월 17일은 대구은행 역사에서 또 다른 한 페이지로 기록돼 있다. 대구은행을 모기업으로 하는 DGB금융지주가 출범했기 때문. DGB금융지주는 DGB캐피탈과 DGB데이터시스템, 유페이먼트 등을 편입하며 계열사를 5개로 늘려 양적·질적성장을 꾀하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의 공세에 맞서 지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 위해 우리금융지주 자회사인 경남은행 인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DGB금융지주가 경남은행을 인수할 경우 사업 다각화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DGB금융지주는 금융산업 발전 측면에서 DGB금융지주가 경남은행을 인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대구은행과 경남은행의 점포가 중복되지 않아 구조조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 또 시장이 분할돼 있어 경남은행이 경영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시장 분할에 따른 리스크 감소도 DGB금융지주가 내세우는 중요한 이유다. 경상남도는 조선, 중공업 등이 주축인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반면 대구경북은 섬유, IT, 자동차부품 등이 주력 업종이어서 경기 변동에 따른 리스크 분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
또 DGB금융지주는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 경남은행 인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DGB금융지주는 시중은행의 지방 공략이 가속화되면서 지방은행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에 동남권으로 시장 영역을 넓히고 규모의 대형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말한다.
시중은행에 대항할 수 있는 금융지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보험, 증권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필요가 있지만 대구은행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DGB금융지주가 경남은행을 인수할 경우, 인수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경남은행과 대구은행, 나아가 경남과 대구경북이 동반 성장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7년 연속 소비자보호 최우수 은행 선정
2012~2013년은 대구은행과 DGB금융지주에게 특별한 해다. 그동안의 경영성과가 빛을 발하며 내로라하는 수상 실적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은행은 올 4월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2012년 금융회사 민원 발생평가'에서 은행권 유일하게 최상위등급인 1등급 평가를 받았다. 이로써 대구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7년 연속 1등급 평가를 받아 소비자보호 최우수 은행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민원발생평가제도는 금융감독원이 금융회사의 자율적인 민원예방 노력을 유도하고 금융소비자에게 금융회사 선택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02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제도다.
또 DGB금융지주는 올 7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 스톡익스체인지가 세계적인 윤리적 기업만을 대상으로 산출하는 'FTSE4Good 지수'에 3년 연속 편입됐다. 9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등이 주관하는 '2013 공생을 위한 사회책임경영(CSR)리더'에 선정된데 이어 영국 로베코샘(RobecoSAM)과 한국생산성본부(KPC)가 공동 주관하는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평가에 5년 연속 편입되는 겹경사를 맞이했다. 이와 함께 1975년 발족한 이후 40여년 가까이 지역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DGB금융그룹 부인회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3 제3회 행복나눔人' 선정 행사에서 재능나눔·자원봉사 부문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성장의 밑거름 된 핵심가치(섬김·열정·정직)
대구은행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대구은행이 추구하는 핵심가치인 '섬김' '열정' '정직'이 자리잡고 있다. 대구은행은 핵심가치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고 고객과 지역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는 따뜻한 기업이라는 입지를 구축했다.
하춘수 은행장은 고객을 섬기는 감성경영을 펼쳐왔다. 대구은행 섬김 경영문화의 핵심은 단순히 예금 계좌를 늘리는 것에 있지 않다. 대구은행에 우호적인 생각을 가진 평생 고객을 만드는 것이 대구은행 섬김 경영문화의 요체다. 이를 위해 대구은행은 본점 갤러리를 무료 개방하고 열린광장에 미술 조형물을 설치하는 등 감성마케팅으로 지역민들이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하춘수 은행장이 늘 강조하는 또 다른 핵심가치인 '열정'은 '주인 의식과 꿈'으로 요약된다. 대구은행은 '사람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철학 아래 직원의 의식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열린 은행장실 초대 행사' 등 다양한 기업문화활동을 벌이고 있다.
'정직'은 금융회사 직원이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자질이다. 대구은행은 직원들에게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진솔한 마음으로 고객을 대하라고 늘 주문한다. 대구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7년 연속 민원발생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정직'을 바탕으로 고객들과 신뢰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