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이 공부하면 더 많이 벌게 될까/ 필립 브라운'휴 로더'데이비드 애슈턴 지음/ 이혜진'정유진 옮김/ 개마고원 펴냄
한때는 대학이'우골탑'이라 불렸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에는 뼈빠지게 벌어 뒷바라지하면 내 자식만큼은 화이트칼라로 남부럽지 않게 살아가리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부모들은 비싼 학비를 기꺼이 감당했었다. 하지만 어느새 우리는 '대졸 실업자', '고학력-저임금' 이라는 단어에 익숙해져 있다. 2012년 대졸자와 고졸자의 기대소득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졸자 67만 명은 비용을 감안할 때 고졸자보다 기대소득이 오히려 낮았다. 대학교육이 오히려 소득상으로는 손해가 된 것이다. 2000년에는 16만 명이 그랬던 걸 생각하면 급격한 증가다.
이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이 책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상의 배경에는 누구도 언급하지 않는 글로벌 경제 환경의 변화가 있다"고 꼬집는다. 저자들은 현재의 국제노동시장의 모습을 '글로벌 옥션'이라고 지칭한다. 마치 최저가 경매처럼 가장 낮은 임금을 제시하는 노동자가 일자리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지금 국제적 규모로 벌어지고 있다는 것.
많이 공부해도 많이 벌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업은 언제든 쉽게 가장 싼 지식노동을 찾아 세계 곳곳으로 이동할 수 있으며, 노동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자신의 지식노동을 헐값에 세일해야 한다. 결국 그 결과는 전세계적인 중산층의 몰락이다.
이 책은 미국의 현실을 중심으로 쓰여졌지만, 읽다보면 우리나라의 현실이 중첩돼 보여진다. 90%에 육박하는 세계 최고의 대학 진학률을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 상황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는 통찰이다. 296쪽, 1만6천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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