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내가 나를 사랑하는 일 - 나눔

입력 2013-10-04 08:54:40

한순간도 호흡하지 않고는 숨을 쉴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숨을 쉬기 위해서는 공기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 공기는 눈으로도 보이지 않고 손으로도 만질 수 없고 소리로도 들을 수가 없습니다. 공기의 존재는 나의 일상생활에서 잊고 살 때가 거의 대부분이고 공기의 존재가 생각날 때는 아주 가끔 있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기는 자기의 존재감을 나타내려 생색내지도 않기에 더더욱 나의 기억 속에서 멀리 있게 합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 공기의 소중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그럼 오늘을 사는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요? 나에게 있는 건강? 재산? 지위? 권력? 가족? 건강을 잃어버린 사람에게는 건강이 가장 소중할 테고, 재산을 잃어버려 고통을 당한 사람이 가장 소중한 것은 재산일 것입니다. 가족을 잃어버린 사람에게는 가족이 가장 소중한 것일 테고, 명예를 잃어버린 사람에게는 명예가 가장 소중할 수 있을 겁니다.

소중한 것을 지킨다고 하면서 오히려 자신의 이기심만으로 해를 끼치는 일들도 우리 주변에는 많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입니다. 돈 때문에 사랑하는 가족에게 해를 입히기도 하고, 내 생각과 다르다고 그 누군가를 해치기도 하고, 생명도 빼앗아가는 현실 앞에 이 사회가 어디를 향하여 무엇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지 두렵고 무섭기도 합니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한 것은 바로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날 때 무엇인가를 가지고 온 사람이 있을까요? 세상을 떠날 때 무엇인가를 가지고 가는 사람이 있을까요? 한순간도 공기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우리가 공기의 존재를 잊고 살듯이 아무것도 가지고 온 것도 없고 아무것도 가지고 갈 것이 없는데 우리는 그것을 기억조차하지 못하고 삶을 사는 순간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볼 수 있는 눈과 먹고 말할 수 있는 입. 걸어다니는 발과 물건을 잡고 이동시킬 수 있는 손, 몸 안의 모든 장기들이 각자 자기의 역할을 충실히 해주기에 오늘도 하루를 살 수 있는데 이러한 소중한 것들이 소중한 것으로 느껴질 때는 아주 가끔입니다. 잃어버린 후에 소중한 것을 깨닫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잃어버리고 아무리 땅을 치고 후회한들 돌이킬 수 없는 후회만 남을 뿐입니다.

지금 나에게 있는 것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후회가 없을까요? '나눌 수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라는 말이 기억납니다.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지위가 높든 낮든, 가진 것이 많든 적든, 많이 배웠든 적게 배웠든,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지역과 나라를 초월하여 나눌 수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나누고 섬기는 삶은 상대방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주는 것인 동시에 나에게 주는 선물입니다.

내가 가진 적은 부분을 나누었는데 스스로 참 행복하고 기뻐진다는 연구 결과는 많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부하고 나니 더 좋더라"는 말을 합니다. 내가 가진 시간을, 내가 가진 재능을, 내가 가진 건강을 필요로 하는 곳에 나누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하고 즐겁게 하며 기쁘게 합니다.

세상에 올 때 빈손으로 와서 떠날 때도 빈손으로 가는 자연의 진리 앞에 순응하는 삶은 나누고 섬기고 베푸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내 것은 없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지금 나에게 있는 것으로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는 것이 사회와 공동체를 건강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오늘을 가장 행복하게 사는 일은 바로 나누는 것입니다. 나눔이 곧 사랑입니다. 나를 사랑하는 일이 내 주변의 이웃을 보살피고 관심을 갖는 일이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나 혼자만이 행복한 것이 아니라 너와 나,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나눔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습관이 될 수 있도록, 그래서 매일 매일이 최고의 행복과 기쁨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5일 국채보상기념공원에서 '2013 대구나눔대축제'를 엽니다. 무엇을 나눌 수 있는지, 어떤 곳이 내 생각과 맞는 곳인지, 어떤 방법으로 나눌 수 있는지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행복한 축제의 현장에서 나의 정체성을 발견하는 시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희정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사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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