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중 혁신도시 "출근길 무서워요"

입력 2013-10-02 11:13:08

차선, 신호등 없는 도로 진입로 아직 완공 안돼…가로등 없어 밤엔 암측

대구혁신도시 진입도로 정비가 늦어지면서 입주한 공공기관 임직원과 방문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혁신도시 출입로 가운데 율하역에서 1.6㎞ 이어진 너비 20~44m의 4~8차로와 반야월역에서 1.2㎞ 이어진 너비 20m의 4차로 도로는 완공된 상태다. 하지만 각산역에서 0.9㎞ 이어진 너비 35m의 6차로와 안심역에서 0.5㎞ 이어진 20m의 4차로 도로는 아직도 공사 중이다. 각산역과 안심역에서 이어지는 진입도로는 올해 9월과 6월에 공사를 끝낼 계획이었지만, 각각 내년 말과 올해 말까지로 완공을 미뤘다. 율하역 진입도로는 공공기관이 들어설 구역과 가장 멀고 4차 순환도로가 완공되지 않아 연계기능이 떨어져 현재까지 이용률이 낮은 편이다.

이처럼 진입도로가 제 기능을 못 하자 반야월역 진입도로에서 정체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오후 7시쯤 반야월역과 혁신도시를 잇는 경안로에서 차들은 거북이걸음을 했다. 1㎞ 남짓한 도로를 빠져나오는 데 신호를 4, 5번 받아야 했고 15~20분이나 소요됐다.

동구청 건설과 관계자는 "기존의 건물을 도로에 편입하기 위해 도시계획을 결정하고 난 뒤 토지감정과 보상협의를 거쳐야 했고 주민 이주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며 "올 6월에 이주가 끝난데다 시내버스가 지나다니기 때문에 공사가 지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혁신도시 내 도로에는 대부분 신호등이 없거나 작동하지 않고 있다. 차선이 없고 밤에 가로등이 꺼져 있어 사고 위험이 크다. 혁신도시 내 동서 방향으로 이어진 왕복 6차로의 교차로에는 신호등이 없었고, 차들은 시속 60~80㎞로 지나다녔다. 굴다리를 지나 혁신도시로 진입한 849번 버스가 교차로에 멈춰 서 좌회전을 시도하자 화물차량이 앞을 지나면서 경적을 울렸다. 엇갈려 운행하는 차들의 운전자는 창문으로 고개를 빼고 손짓을 하면서 아슬아슬하게 교차로를 통과했다. 혁신도시 내 도로는 아직도 차선이 없는 곳이 많다. 날이 어두워지면 가로등 불이 켜지지 않아 도로를 제대로 식별할 수가 없었다.

동부경찰서 교통조사계 관계자는 "혁신도시 내 도로는 아직 대구시로부터 정식 도로로 지정되지 않아 신호체계는 물론 차선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라며 "이 때문에 사고의 위험이 있고 또 사고가 났을 때도 기준이 되는 신호등과 차선이 없어서 책임을 밝히기가 애매할 때가 있다"고 했다.

공공기관 임직원과 방문객들은 대중교통 이용에도 불편을 겪고 있다. 현재 혁신도시 내를 운행하는 시내버스는 849번 한 개 노선이다. 배차간격이 28분이어서 출퇴근 시간에 이용하기가 힘든 실정이다. 현재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혁신도시 내 공기업 임직원들은 주로 대구도시철도 1호선 안심역에서 내려 버스로 환승한다. 한 공기업 직원은 "출퇴근 시간만이라도 849번을 증편해 배차간격을 줄이지 않으면 약 1㎞가 넘는 길을 걸어다녀야 할 형편"이라며 "508번이나 814번 등 안심역을 지나는 시내버스의 혁신도시 내 운행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시 혁신도시지원단 관계자는 "아직까지 혁신도시 내 입주한 공공기관이 적고 아파트도 완공되지 않아 교통수요가 많지 않다"며 "올 연말까지 849번 버스를 증편해 배차간격을 좁힐 수 있도록 버스 업체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사진'지난달 30일 오후 대구 동구 신서동 신서그린빌아파트 앞 도로. 1년이 넘게 대구혁신도시로 통하는 진입도로를 만들고 있다. 대구시는 내년 말쯤 도로 공사가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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