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의 막판 선두 다툼이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포스트시즌 진출 팀은 확정됐지만 삼성'LG'넥센'두산 등 상위팀의 정규시즌 최종 순위는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결정될지도 모르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리그를 대표하는 '타격왕' 경쟁도 이에 못지않게 치열하다. 아직은 누가 왕좌를 차지할지 오리무중이다. 그런데 눈에 띄는 사실이 하나 있다. 유력 후보 가운데 우투좌타(右投左打) 선수들이 많다는 것이다. 9월 30일 현재 타율 1위인 롯데 손아섭, 3위인 LG 박용택이 오른손으로 던지고 왼손으로 친다. 타점과 홈런 3위에 올라 있는 삼성 최형우, 타점 5위의 두산 김현수 역시 마찬가지다. 가히 '우투좌타의 전성시대'라고 할 만하다.
국내 야구에서 우투좌타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자국은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성공한 일본의 스즈키 이치로, 마쓰이 히데키 등이 큰 영향을 미쳤다. 더욱이 좌타석은 우타석에 비해 1루까지 두 걸음 정도 가깝다. 타격 후 몸이 자연스럽게 1루 방향으로 돌게 돼 스타트도 유리하다. 이런 점 때문에 타고난 오른손잡이들도 좌타자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왼쪽 타석에 들어선다는 게 항상 최선의 선택은 아니다. 오른손잡이가 좌타자로 전향한 경우 내야안타를 만들어낼 가능성은 높아지지만 파워는 아무래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통계상 왼손 타자에게 강한 것으로 알려진 왼손투수가 나오면 아예 타석에서 교체될 수도 있다.
1루에 한 걸음이라도 빨리 도착하겠다는 '욕심'은 스스로를 족쇄에 채우는 악수(惡手)가 될 수도 있다. 얼핏 유리하기만 할 것 같은 우투좌타라는 유행을 따라나섰다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피워보지도 못한다는 이야기다. 경쟁력을 높이려 했다가 오히려 자신이 갖고 있는 이니셔티브(initiative)를 놓친다는 것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이다.
원래 예정대로라면 지난 며칠 동안 언론매체들은 수십 년 만에 만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의 뒷이야기를 전하느라 바빠야 했다. 그 안타깝고 기막힌 사연들은 온 국민의 눈물샘을 자극했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상봉 행사를 일방적으로 무기 연기하면서 남북 관계는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모두 북한의 자충수다. 남북 관계 주도권을 남측에 빼앗겼다는 판단에 따라 상봉을 불과 나흘 앞두고 말을 뒤집은 것으로 보이지만 개성공단 재가동이란 성과를 얻자 더 큰 떡을 받아내기 위해 테이블을 걷어찼다는 해석도 있다. '상봉 카드'를 나중에 금강산 관광 재개 협상과 맞바꾸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관측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진심이야 어찌 됐든 최근 정부의 기초연금 수정 공식화는 '대선공약 먹튀' 논란을 불러왔다. 민주당 의원들이 성명에서 주장한 것처럼 '약속과 신뢰의 정치인'이란 박 대통령의 이미지에도 어느 정도 금이 갔다. "'거짓말을 하려면 크게 해라. 계속 반복해라. 그럼 대중들이 믿는다'던 히틀러의 말이 생각날 정도"(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 "아이도 속고 노인도 속고 국민 모두 속았다"(김한길 대표)는 식의 야당 공세에 맞장구칠지 여부는 개인의 몫이지만 복지공약 후퇴 논란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짐이 되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정치인들이 당장 눈앞의 표에 초연해지기란 애당초 쉽지 않은 일인지 모른다. 박 대통령도 "국민과의 약속인 공약은 지켜야 한다는 저의 신념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기는 하다. 정말 국민들이 원하는 바람도 기본에 충실해달라는 것이다. 단기적 시각에서 시류에 편승하는 행태는 독배(毒杯)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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