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설계, 이것만은 챙기자] 은퇴설계의 시작은 '건강관리'

입력 2013-10-01 07:29:29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이 가고 수확의 계절, 가을이 돌아왔다. 우리 인생의 가을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풍성한 수확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를까? 아니면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떨구게 될까? 부지런히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아마 후자일 가능성이 많다.

주변을 돌아보면 평생 일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은 풍성한 가을을 통해 혹독한 겨울을 대비하려는 것이다. 닥쳐올 인생의 긴 겨울을 현명하게 준비하는 방법은 전문가와 함께 해결방법을 모색하는 은퇴설계다.

은퇴설계는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은퇴설계를 할 때 공통적으로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는 건강관리다. 맛있는 음식을 보고도 먹을 수 없다면 그 맛을 느낄 수 없다. 마찬가지로 건강하지 않으면 은퇴설계 자체가 소용이 없다. 무엇보다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어야 진정한 은퇴설계의 기초가 마련되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꾸준히 운동을 하거나 즐길거리를 찾아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

둘째는 시간관리다. 일에 쫓겨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고, 계절이 바뀌는 것도 모른 채 살다 어느 날 갑자기 병이라도 얻게 되면 본인을 위한 시간관리에 실패했다고 말할 수 있다. 재산이 아무리 많아도 쓸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한다면 그냥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돌덩이와 다를 것이 없다. 적당히 모았으면 좋은 출구전략을 마련하는 현명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셋째는 자산관리다. 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실물자산과 금융자산에 대한 통계가 가능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대부분은 가계자산에서 실물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대 이하였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2011년 3월 말 기준 가계자산의 76.8%가 실물자산이었다. 특히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73.6%에 달했다. 반면 금융자산의 비중은 23.2%에 불과하다. 부동산이 비교적 가격 변동위험이 큰 위험자산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그동안 부동산이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갖춘 투자상품이었고 전통적으로 내 집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다가올 미래는 분명 과거와 다른 모습이다. 저출산과 고령화, 핵가족화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에 대한 매력은 점점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금융자산(특히 연금)의 비중을 늘리는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임대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살아있는 동안 평생 월급처럼 나오는 연금이 준비된다면 더 행복한 노후가 되지 않을까?

성큼 다가온 100세 시대는 인류가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시대가 틀림없다. 노후가 길어진 만큼 은퇴준비도 더 철저해야 한다. 10억원 또는 20억원의 돈만 준비하면 은퇴라는 겨울을 무사히 보낼 수 있다는 생각은 시간이 지날 수록 위험해질 수 있다. 노후를 즐길 수 있는 건강한 체력과 즐길 수 있는 여유, 그리고 적당한 정도의 자산(금융자산, 연금)을 모두 준비해야 100세 시대 행복한 겨울을 맞이할 수 있다.

김남교 교보생명 대구노블리에센터 웰스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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