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 클릭하면 소액결제, 경찰에 확인전화 빗발
25일 대구 북부경찰서 상황실로 "북부경찰서에서 보낸 문자를 받았다. 어떻게 된 것인지 설명해달라"는 전화가 빗발쳤다. 경찰이 확인한 결과 이날 오후 6시 30분쯤부터 '[대구북부서]○○○님 사건번호(13-○○○○○)관련 출석요구서 발부/내용확인 daegu-112.co.kr'라는 문자메시지가 발송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문자메시지는 링크를 클릭하면 자동으로 소액결제가 되는 스미싱 문자였다. 이 문자메시지는 '[대구북부서]'라고 적혀 있는 부분만 바뀐 채 전남 순천경찰서를 시작으로 경기 광명경찰서 등 전국 7곳의 경찰서 이름을 달고 무차별적으로 발송됐다. 이 문자로 인해 대구 북부경찰서를 포함한 전국 7곳의 경찰서가 문자메시지 관련 응대 때문에 정상적인 업무를 할 수 없을 지경이 됐다. 대구 북부경찰서 관계자는 "오후 6시 30분부터 약 3시간 동안 문자메시지 관련 문의전화가 수백 통 걸려왔다"며 "다른 민원업무나 신고 접수 업무는 손도 못 댔을 정도"라고 말했다.
공공기관을 사칭하는 휴대전화 소액결제 사기인 스미싱(Smishing)이 숙지지 않고 있다.
추석연휴 전에는 법원을 사칭한 스미싱 문자가 활개를 쳤다. 이달 9일 '[법원] 등기 발송하였으나 전달불가(부재중)하였습니다. 조회 http://vwpd.pw'라는 문자메시지가 시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발송되는가 하면, 17일에는 '[알리미]형사소송건으로 인한 법원출석서가 발부되었습니다. 내용확인 spou.tk/qab'라는 문자메시지가 발송되기도 했다.
대구지방법원 관계자는 "9일에 발송됐던 문자메시지에 대해 언론을 통해 시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부탁한 뒤 17일에 발송된 문자메시지에 대해서는 다행히 문의전화가 빗발치지 않았다"며 "시민들이 언론을 통해 스미싱 문자의 유형과 내용을 접한 뒤라서 속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경찰과 법원은 '사건 출석에 관해 문자로 통지하는 경우는 없다'며 이에 관한 문자는 모두 스미싱 문자라고 못박았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조사를 할 때는 대부분 경찰이 조사 대상자에게 전화로 출석 요구를 하며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법원 관계자는 "17일에 발송된 문자메시지에 사용된 '법원출석서'라는 표현 자체가 틀린 표현"이라며 "법원이 출석을 요구할 때는 대부분 문서형식으로 발송되기 때문에 문자메시지로 출석 요구를 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대구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돌잔치 청첩장과 법원 등기 발송 등에 이어 법원과 경찰의 출석요구서까지 등장하는 등 스미싱 수법이 점점 교묘해지고 있다"며 "경찰을 사칭한 문자를 받았다면 일단 지우고, 만약 클릭해서 소액결제가 돼 버렸다면 경찰에 신고한 뒤 사실확인원을 경찰서에서 발부받아 통신사에 제출하면 결제취소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키워드
스미싱(Smishing)=문자 메시지를 이용한 새로운 휴대폰 해킹 기법. 웹사이트 링크가 포함된 문자 메시지를 보내 휴대폰 사용자가 링크를 클릭하면 범죄자가 악성코드를 설치해 휴대폰이 범죄자에게 소액 결제 인증번호를 전송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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