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당국이 모 그룹의 자금난으로 자금유출사태를 빚고 있는 동양증권 구하기에 나섰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간부들은 물론 두 기관 수장들까지 나서 잇따라 '고객들이 맡긴 돈은 안전하니 동요할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는 자칫 동양증권 자금유출사태가 확대될 경우 투자자들의 심리적 위축으로 이어져 우리 금융시장 전체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모 그룹의 자금난이 본격화 된 지난 추석연휴 이후 이틀(23일·24일) 동안 동양증권에서 펀드환매와 고객예탁금 인출 등으로 빠져나간 금액이 조단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 투자를 위해 동양증권에 맡겨져 있는 고객 예탁금은 지난 3월말 기준 5조3560억원 수준이다.
한 국내 증권회사 관계자는 "모 그룹의 자금난이 아무리 심해져도 계열 금융회사에 맡겨진 고객돈은 안전하게 보관되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을 느낀 고객들이 맡긴 돈을 찾아가고 있다"며 "심리적인 불안감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금융감독당국이 동양증권 고객들 달래기에 나섰다.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24일 서울 여의도의 국제금융센터에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지면서 "내가 느끼기에 동양증권은 우량회사"라며 "금융감독원도 나가 있기 때문에 고객들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특별히 동요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역시 이날 "동양증권의 영업정지 가능성은 없다"며 자금이탈에 대한 진화에 나섰다.
특히 최 원장은 "동양증권의 주식은 주식 예탁원에 예탁돼 있고 CMA도 보호상품의 경우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다"며 "동양증권 고객들의 자산은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건섭 금감원 증권담당 부원장 역시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를 자청한 뒤 투자자들의 동요가 심해지지 않도록 보도에 각별히 신중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금융감독당국이 이처럼 동양증권 자금이탈 파동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이유는 자칫 투자자들의 불안감으로 인해 금융시장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정책 가시화로 세계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의 환투기 세력까지 우리 금융시장을 넘보는 등 상황이 녹록치 않다"며 "큰 폭풍에 앞서 우리 내부의 상황을 점검하는 차원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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