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황하셨어요?" 女운전자에 돈 뜯어

입력 2013-09-25 10:59:00

경험 적은 여성 노려 고의 사고 범죄 잇따라

김천시 부곡동에 사는 주부 A씨는 추석연휴를 앞두고 시장에 다녀오다가 집 부근 건널목에서 자전거와 부딪혔다. 평소 얌전하게 운전을 하는 스타일인 A씨는 교통사고를 낸 경험이 없어서 무척 당황했다. 다행히 자전거를 타고 있던 상대방은 크게 다친 것 같지는 않았지만 병원에 가봐야 한다며 30만원을 요구했다. 미안하고 당황한 마음에 상대방이 요구하는 금액을 주고는 황급히 자리를 떴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 생각해 보니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상대방은 차와 자전거와 부딪혔다고 주장했지만 운전 중 전혀 부딪힌 느낌이 없었고 작심한 듯 돈을 요구한 점 등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었던 것.

이처럼 교통사고 발생시 남성운전자에 비해 경험 부족 등으로 인해 당황하는 여성운전자 만을 상대로 자전거를 이용해 교통사고를 낸 뒤 합의금 및 보험금 명목으로 소액의 금품을 뜯는 범죄가 빈번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김천경찰서는 24일 자전거를 이용해 A씨 등 여성운전자를 상대로 5회에 걸쳐 160만원을 뜯어낸 K(34) 씨를 상습사기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K씨는 지난 8월부터 김천시 부곡동 일대 교차로'건널목'골목 등에서 여성운전자들이 운전하는 차량만을 상대로 고의 교통사고를 위장한 사기 행위를 벌여 돈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K씨는 경찰에서 "교통사고 발생시 여성운전자들이 많이 당황하고, 소액의 합의금을 요구할 경우 별다른 의심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착안해 일을 벌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범죄는 일명 손목치기로 알려진 자해행위나 차량을 이용한 기존의 교통사고 유발과 달리 자전거를 이용해 범행차량에 접근하는 신종 범죄수법으로, 특히 여성운전자들은 사고 당사자 간의 직접적인 합의보다는 경찰서나 보험사에 신고해 제3자를 통한 문제해결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천'신현일기자 hyuni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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