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 금 따고 '금의환향' 대구 사나이 류한수

입력 2013-09-25 09:33:51

"태극기 들고 뛰려다 음에악 맞춰 말춤 췄죠"

붙임성 좋은 대구 사나이, 류한수(25'상무)가 2013 시니어 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했다.

류한수는 23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대회 그레코로만형 66kg급에서 우승, 한국에 14년 만의 금메달을 안기며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류한수는 "처음 출전한 세계 대회에서 정상까지 올랐지만, 항상 도전자의 자세로 더 열심히 훈련할 생각이다. 내년 인천 아시안게임 선발전부터 목숨을 걸고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일단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되는 것이 먼저다"며 "대표로 뽑히고 나서 가장 높은 곳에 다시 태극기를 걸겠다"고 했다.

류한수는 대구 경북공고 시절부터 유망주였다. 고3 때 전국체육대회에서 정상에 서고, 주니어 대표로 아시아 정상에도 오르는 등 주목받았으나 자신의 체급인 60kg급에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정지현(삼성생명)이 버티고 있었다.

정지현과 삼성생명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그는 2011년 66kg급으로 체급을 올렸고 그해 말 상무에 입대했다. 레슬링 선수에게 체급 변경은 모험에 가까운 일이었지만,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의 그는 맞닥뜨린 현실을 받아들였다. 그는 "체급을 올릴 때 어떤 장점도 없었지만, 그냥 성공할 것 같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했다.

류한수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뒤 '말춤'을 춰 경기장을 흥겹게 했다. 그는 "원래 태극기를 들고 한 바퀴 돌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강남스타일'이 흘러나와 말춤을 출 수밖에 없었다"며 웃었다.

대구시레슬링협회 유창열 전무이사는 류한수에 대해 "경북공고 후배로 대구를 대표하는 레슬링 선수다. 고교 때에 이어 2011년 전국체전에서도 삼성생명 소속으로 대구에 금메달을 선물했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는 부상으로 1회전 탈락했지만, 이제 세계 정상에 선 만큼 내달 인천에서 열리는 제94회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따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류 전무는 "매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서글서글한 그의 성격이 이번 대회 우승에 한몫한 것 같다. 그의 고교 선배인 이중섭 상무 레슬링 감독이 각별한 애정을 보인 것으로 안다"며 "류한수가 어렵게 잡은 세계 정상의 자리를 오랫동안 지켰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시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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