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개마고원/ 고승철 지음/ 나남 펴냄
언론인 출신 작가의 문학적 상상력으로 빚어낸 한반도 평화구상을 그린 소설이다. 1953년 7월 27일. 지금부터 60년 전 정전협정이 맺어진 날이다. 정전이 아니라 좀더 적극적으로 남북의 화해와 한반도 평화를 상상해 보려는 노력이 문학적 상상력과 결합해 이 책을 만들어냈다. 남북 정상이 비공식적으로 은밀한 밀회를 즐기고, 심지어 노벨평화상 공동수상을 극비 추진한다는 시나리오다. 통일한국의 대통령으로 북한 출신의 정치가가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이로 인해 벌어지는 숨 막히는 정치극은 상상만 해도 흥미진진하다.
주인공은 서적외판원 출신의 주인공 장창덕이다. 그는 한국 근현대사 학자의 납치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개마고원에서 군부 강경파와의 세력 다툼으로 지쳐 있는 북한의 지도자를 만난다.
소설의 주 무대가 되는 개마고원은 6'25전쟁 당시 장진호 전투의 배경이 된 곳이다. 해발 1천m 고지에서 영하 40℃의 추위를 견디며 치러진 장진호 전투는 수만의 사상자를 남겼고, 6'25전쟁의 참혹한 전투 중 하나로 손꼽힌다. 끔찍한 살육의 기억은 정전 60년, 멈춰버린 시간과 함께 그곳에 아물지 않은 상처로 남아 있을 것이다. 전쟁의 비감을 대자연의 장엄함으로 품은 개마고원, 바로 이곳을 매개로 저자는 한반도의 사랑과 평화를 새롭게 노래하고자 한다.
작가 고승철은 경향신문 파리특파원, 한국경제신문 산업2부장, 동아일보 경제부장 및 출판국장 등으로 27년간 언론계에서 활동한 언론인이다. 낯선 도시를 방문하면 박물관'시장'대학을 둘러보는 취미의 소유자다. 40여 나라를 찾은 체험을 소중한 자산으로 여기고 그 기억들을 간직하고 있다. 그 자산이 이 소설을 자양분이 된 것은 당연하다.
406쪽, 1만2천800원.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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