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 터키 뒤흔든 K-팝 페스티벌

입력 2013-09-17 11:53:47

열렬 환호 공연장 TV 전국중계 "사랑해, 한국"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 특별행사로 열린 'K-POP 페스티벌'에는 히잡을 쓴 터키 소녀들로 초만원을 이뤘다.

K-POP의 인기를 타고 그동안 동남아와 프랑스, 미국 등 세계 곳곳에서 K-POP 페스티벌이 열렸지만 터키에서는 처음으로 열려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엑스포 개막 8일째인 7일 오후 7시(현지시간) 이스탄불 윌케르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공연에는 터키 전역과 유럽에서 온 한류 팬 9천여 명이 'K-POP 전사'들의 춤과 노래에 열광했다.

이날 공연은 엠블렉, 에일리, FT아일랜드, 미쓰에이, 비스트, 슈퍼주니어 등 한국을 대표하는 K-POP 스타들이 무대에 올라 한류 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K-POP 팬들은 모두 일어서서 한국어로 노래를 따라 부르고, 춤을 추고 뛰는 등 스탠딩 공연장을 방불케 했다.

팬들은 좋아하는 가수들의 사진이나 한글 이름을 새긴 티셔츠를 입고, 태극기, 터키국기, 풍선, 형광봉, 플래카드를 흔들며 3시간 내내 뜨거운 호응을 보냈다.

이스탄불, 앙카라, 이즈미르 등 터키 전역뿐 아니라 이란, 불가리아, 그리스, 프랑스, 독일 등 인근 국가와 유럽에서도 많은 한류 팬들이 찾아왔다. 대부분 10, 20대 소녀 팬들이었지만 30, 40대 여성 팬까지 가세해 국적과 나이를 불문하고 K-POP으로 유럽이 하나가 된 시간이었다.

터키 인근 불가리아에서 온 게리(27) 씨는 "50여 명이 단체로 버스를 타고 왔다. 한국 문화와 음식이 좋아 2년 전 한국에도 갔었는데 서울, 제주, 경주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태권도복을 입은 중학생 딸 2명과 함께 방문한 손 귤(35) 씨는 "터키에서 처음 열리는 K-POP 콘서트라서 애타게 기다렸다. 아이들보다 내가 더 K-POP을 좋아한다"며 넘치는 한국 사랑을 나타냈다.

언론의 취재경쟁도 뜨거웠다. 공연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 터키 현지와 한국에서 온 6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터키에서 한류 팬들이 이렇게 한꺼번에 많이 모여 열광하는 건 처음 있는 일이라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한화로 5만~20만원 하는 다소 고가의 티켓 가격에도 공연장을 꽉 채운 K-POP 팬들은 터키에서 부는 한류 열풍을 여실히 보여줬다. 터키에서 교사로 10년째 살고 있는 교민 홍철우(43) 씨는 "아이들과 공연을 보러 왔는데 터키에 한류가 거세도 이 정도 일지는 몰랐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머리에 히잡을 두르고 춤을 추고 함성을 지르는 이슬람 소녀들의 모습이 한국 소녀들과 똑같다"고 했다.

조동우 주터키 한국문화원장은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터키에서 최초로 대규모 K-POP 공연을 시도했고, 대성공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유럽지역 한류 확산은 물론 향후 한류시장 마케팅에 방향성을 제시해 줬다"고 밝혔다. 이 공연은 터키 국영방송인 TRT를 통해 터키 전역에도 송출됐다.

이날 K-POP 페스티벌에서 사전행사로 이스탄불에서 열리고 있는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 홍보동영상이 상영돼 한류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슈퍼주니어 멤버 규현, 미쓰에이 수지, 비스트 윤두준, 터키 국영방송 TRT 아이쉐가 공동 MC를 맡았다. 본 공연에서 엠블렉은 '모나리자' '스모키걸' 등을 부르며 재킷을 벗어젖히는 등의 섹시하고 정열적인 몸짓을 드러내 현지 팬들을 더욱 열광케 하였다.

커튼콜에서는 전 출연자가 무대 위로 올라와 터키 국기, 태극기 무늬의 대형 공을 객석으로 던지며 작별인사를 하자 한류 팬들은 흐르는 눈물을 연신 닦아내며 '사랑해, 사랑해'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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