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사자 타격 본능 깨운 이승엽 스리런

입력 2013-09-14 08:31:28

팀타선 도화선 롯데 설욕 개인 통산 1,100타점 돌파…LG와 1.5게임

삼성 이승엽이 13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서 1회말 롯데 선발 이재곤을 상대로 좌월 스리런 홈런을 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이승엽이 13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서 1회말 롯데 선발 이재곤을 상대로 좌월 스리런 홈런을 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잠자던 삼성 라이온즈 4번타자 이승엽이 깨어났다.

시원한 홈런으로 부진 탈출을 알린 이승엽은 찬스 때는 안타를 쳐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승엽이 타선에서 무게중심을 잡자 다른 타자들도 가볍게 방망이를 돌렸다. 모처럼 삼성의 호쾌한 공격야구를 이끈 이승엽은 구단과 팬들이 바라던 4번타자의 모습이었다.

이승엽은 13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서 선제 3점 홈런을 포함해 5타수 2안타 4타점으로 삼성 타선을 이끌며 팀이 롯데를 10대5로 꺾는 데 힘을 보탰다.

삼성은 이날 LG가 승리를 챙기는 바람에 승차는 줄이지 못했다. 2위 삼성은 1.5경기차로 선두 LG에 뒤져 있다.

이달 들어 단 한 개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했던 이승엽은 이날 경기 전까지 15타수 무안타로 부진에서 헤어나올 줄 몰랐다. 팀의 4번타자가 침묵해 삼성은 힘겨운 순위싸움을 벌여야 했다.

더 물러선다면 선두 재탈환이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 가라앉은 팀 분위기 상승을 위해서는 이승엽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아야 했다.

안타 없이 9월을 보내고 있는 이승엽은 이날 첫 타석부터 2명의 주자를 둔 채 타석에 들어섰고, 모두가 바라는 그림을 멋지게 그려냈다.

1회말 완벽한 타이밍에서 돌린 이승엽의 방망이는 롯데 선발 이재곤이 던진 134㎞짜리 싱커를 받아쳤고, 공은 대구구장 우측 펜스를 넘어갔다. 9월 들어 기록한 첫 안타이자 시즌 13호 홈런. 8월 14일 대구 LG전 이후 19경기 만에 터진 대포는 프로통산 세 번째 개인통산 1천100타점(1천101타점)째를 기록하게 했고, 팀 타선을 폭발시키는 도화선 역할도 했다.

1회에만 3점을 뽑은 삼성은 2회초 강민호에게 2점 홈런을 맞아 추격을 허용했지만 2회말 정형식, 박한이가 적시타로 3점을 냈고 박석민의 2타점 안타까지 보태 8대2로 달아났다.

3회초 손아섭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지만 삼성은 4회말 또다시 이승엽의 우전 적시타와 우동균의 내야안타로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이며 롯데의 추격을 뿌리쳤다.

롯데 선발 이재곤을 ⅓이닝 만에 마운드서 끌어내린 삼성 타선은 이날 롯데 투수 4명으로부터 11안타 4사구 5개를 얻어내며 8월 10일 이후 다시 두 자릿수 득점을 일궈냈다.

이달 7일 LG전에서 불펜으로 나와 4이닝 2실점하며 생애 첫 세이브를 거둔 삼성 선발투수 장원삼은 홈런 2개를 허용했지만 7이닝을 7피안타 4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를 추가해 11승(9패)째를 챙겼다.

LG는 잠실에서 KIA를 7대2로 누르고 3연승의 신바람을 내며 선두를 지켰고, SK는 문학에서 두산을 6대1로 꺾었다. 마산에서는 NC가 한화를 9대1로 물리쳤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