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곁에, 당신/ 올리비아 에임스 호블리젤 지음/ 김정희 옮김
이 책의 원제목은 'Ten Thousand Joys & Ten Thousand Sorrows'이다. 알츠하이머와 함께한 어느 노부부의 아름다운 마무리 이야기다. 알츠하이머를 통해 노화와 죽음을 성찰한 책이다. 거역할 수 없는 시련 앞에서 절망과 두려움이 아닌, 심리학'불교'명상을 통해 얻은 지혜로 희망의 길을 걸어 나가는 감동의 여정을 담아냈다. 알츠하이머와 함께한 6년 동안의 과정을 담담히 담아내어 늙고 병들고 죽는다는 것, 그 피할 수 없는 인생길을 어떻게 걸어가야 할지에 대하여 감동적이고 든든한 조언을 전한다.
달라이 라마는 추천사에서 "이 책에 흐르는 테마 중 가장 강력한 것은 할츠하이머라는 생의 시련에서 사랑이 하는 역할이다. 노화와 알츠하이머 앞에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하지만 이 책에서 올리비아와 홉이 보여준 것처럼, 인생길을 멀리 내다보면 우리가 놓인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이 생의 시련을 훨씬 더 긍정적으로 견디게 하는 법일지 모른다" 고 했다.
미국의 작가이자 치료사이며 교사인 저자 올리비아와 명상가이자 교수인 남편 홉. 학문과 영혼의 소울메이트로 활기차게 살아가던 어느 날, 남편 홉에게 알츠하이머 선고가 내려진다. 답답한 현실 앞에서 저자는 수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좌절도 했지만 결국 절망이 아닌 희망을 선택한다. 그리고 남편과 자신의 경험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이들에게 위로와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 여정을 써내려가기 시작한다. 6년에 걸친 그 기록이 바로 이 책이다.
6년 동안 때로는 절망스러운 순간도 있었지만 부부는 삶의 마지막 장을 가능한 한 의식적이고 사랑이 넘치는 나날로 채우자는 약속을 꿋꿋이 지켜낸다. 그리고 그 아름답고 눈물겨운 여정을 이 책에 오롯이 담아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격려해주었다. 특히 이 책은 자비 출판 이후 입소문에 힘입어 세계적인 출판 그룹인 '펭귄사'에서 재출간되는 등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또한 2008년에는 긍정적인 사회 변화와 의식적인 삶의 보급에 기여한 도서를 선정하는 노틸러스 북어워드에서 은상을, 같은 해 IP(미국독립출판협회) 북어워드에서는 금상을 수상한 화제작이기도 하다.
100세 시대의 그림자, 알츠하이머. 2012년 보건복지부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알츠하이머의 유병률은 9.1%, 환자 수만 해도 약 54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 수치대로라면 이는 그저 넋 놓고 바라볼 '남의 일'이 아니다.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지금, 알츠하이머는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환자를 돌봐야 하는 가족의 문제, 더 나아가 사회적 문제이기도 하다.
알츠하이머처럼 무자비한 태풍 앞에 어떻게 해야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모진 병이 질기도록 따라붙는 여생의 허허로운 자리를 채울 수 있는 무언가를 발견하는 일이 가능할까? 그 질문에 대한 저자인 올리비아의 답은 담담하다. 저자는 남편이 망각과 죽음의 길로 걸어가는 데 끝까지 동행한다. 그리고 홉이 지적 능력을 잃어가는 과정, 병으로 인해 더 깊어진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 남편과의 친밀감, 그리고 이별을 아주 자세하게 기록한다. 그 속에서 사랑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시련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얼마나 자유로워지는지를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홉과 올리비아의 아름다운 마무리는 삶의 마지막 장이 우리를 아프게 할 수도 있지만 그 마지막 장은 삶이 주는 기회이자 숨겨진 축복임을 일깨워준다. 더 나아가 알츠하이머의 무지막지함을 감당해야 하는 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워주고, 사랑을 심어주며, 지혜를 키워준다.
359쪽. 1만3천원.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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