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째 순매수 5조 넘어서, 코스피 석달만에 2000 돌파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지수가 3개월여 만에 2000선을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를 보는 외국인들의 시선이 긍정적인 만큼 외국인들의 바이 코리아 열풍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14일 거래째 순매수
11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천816억원을 순매수하며 8월23일부터 14거래일째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14일 거래일 동안 외국인의 순매수액은 5조2천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개인은 3조9천억원, 기관은 7조5천억원을 순매도한 것과 대비된다.
외국인 투자에 힙입어 11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79포인트(p) 오른 2,003.85로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 올라선 것은 올 5월 31일(2,001.05) 이후 처음이다. 8월 통계를 살펴보면 외국인 투자는 미국계가 주도하고 있다. 8월 미국계가 2조4천억원 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유럽계는 1조4천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미국계의 순매수 규모는 2011년 1월 이후 최대 규모다.
주문 형태로는 비프로그램 매수가 압도적이었다. 외국인은 프로그램 매매(현물과 선물 교차 거래)에서는 9천억원 어치를 순매도했지만 비프로그램에서는 3조1천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소재, 산업재, 자동차 등 경기민감주를 집중적으로 매수 중이다. 8월 23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외국인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 NAVER, 현대차, SK하이닉스, KODEX200, 기아차, 삼성생명, 한국전력, 현대모비스 순이다.
◆"한국 주식 선호 현상 당분간 지속"
외국인은 세계 경제 회복에 따른 한국 경기의 개선 가능성, 신흥국 불안에 따른 한국의 차별적인 매력, 미국의 온건한 출구전략 시행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국내 증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단기적인 호재보다 장기적인 호재(경기 개선 기대 등)를 바탕으로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주식 선호 추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계가 비프로그램 형태로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추가 매수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오 연구원은 "2009년 3월에서 2010년 4월까지 이어진 주가상승 국면에서 외국인은 42조원을 순매수했다. 이중 미국계가 15조원을 차지했고 비프로그램 형태로 26조원의 순매수가 유입된 바 있다. 미국계 자금은 추세성이 강하고 경기에 연동된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비프로그램 위주의 매수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경기 흐름이 양호해 수출 국가인 한국에 대한 선호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100을 넘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국내 경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중국 경기도 완연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한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국가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가 일시적인 흐름에 머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 하락이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유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1,080원대로 하락해 외국인 입장에서 환차익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상장사 이익도 개선세가 보이지 않아 코스피 2000을 앞두고 리스크 관리를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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