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복숭아 명품화…'돈 버는 농업' 확산

입력 2013-09-11 09:21:51

'농업발전 선도인상' 김병목 영덕군수

김병목(오른쪽) 영덕군수가 이달 5일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으로부터 농협중앙회가 선정하는
김병목(오른쪽) 영덕군수가 이달 5일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으로부터 농협중앙회가 선정하는 '2013년 지역농업발전 선도인상'을 받았다. 영덕군 제공

"저는 농촌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짚신 신고, 책보자기 메고 논두렁을 달리던 그때 뭔지도 모르고 겪었던 보릿고개를 어떻게 잊을 수 있겠습니까. 민선 3선 마무리에 힘쓰고 있는 때에 받는 농업 관련 상이라 감회가 남다릅니다."

김병목 영덕군수는 이달 5일 농협중앙회가 선정하는 '2013년 지역농업발전 선도인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농협중앙회가 지난 2003년부터 지역농촌 발전과 주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 지방자치단체장을 대상으로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정하는 권위 있는 상이다.

◆고부가가치 열쇠 찾다

김 군수가 지난 2005년 5월 선출돼 가장 먼저 주목한 부분이 지역 맞춤형 '돈 버는 농업'이다. 마냥 열심히 농사를 짓는다고 부농의 꿈을 이룰 수 없다는 점을 지역 농업인들에게 인식시키고, 대안을 군정을 통해 반영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영덕복숭아 명품화 사업이다. 영덕복숭아는 높은 일조량과 일교차'해풍 등 천혜의 재배환경을 지녔지만 가공용으로만 명성이 있을 뿐 큰 소득은 없었다. 농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던 김 군수는 재배종을 생과용으로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그 결과 영덕복숭아로만 억대 매출을 올리는 부농 수십 명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더불어 영덕의 농업 생산물이 고부가 상품으로 대접받으려면 '친환경'이라는 무기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친환경농업대학 운영 등을 통해 농민들의 인식과 재배능력을 제고시켜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7년 연속 로하스인증을 받아 차별화와 명품화에 주력했다.

이 밖에 전국 최초로 산림부산물 명품퇴비화 사업을 추진해 세 마리 토끼(재해 예방'일자리 창출'농가소득 향상)를 한꺼번에 잡았다. 이 사업으로 영덕군은 2010년 전국 일자리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전국 여러 기관'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하천 유지수 확보로 가뭄 극복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을 겪은 영덕군의 올해 7, 8월 강우량은 137㎜(10년 평균 486㎜)로 평년의 28%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여름 영덕지역 농작물 피해는 거의 없었다.

이는 2008년 극심한 가뭄 이후 김 군수가 지역 하천 유지수 확보에 역량을 집중한 것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2009년 사업비 81억원을 투입해 영덕의 젖줄인 오십천 내에 영덕읍 남산보와 천전보, 강구면 중보를, 지품면 삼화1리 구간 4개소에 각각 깊이 15m의 물막이 시트파일을 설치해 연중 하천 유지수 고갈을 방지했다.

또 영덕군 문화체육센터 앞 오십천에는 100m의 가동보와 방사성 집수정 2개소를 설치해 매번 가뭄 때마다 반복되는 지방상수도 영덕수원지의 식수원 부족을 예방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농민 김모(70'영덕읍) 씨는 "올해 정도의 가뭄이면 예전에는 벌써 오십천이 고갈되었을 텐데 하천 유지수 확보사업 덕분에 항상 물이 가득 차 있다. 물만 봐도 마음이 푸근하다"고 말했다.

김 군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앞서가는 영덕 건설을 위해 동참해 주신 군민들과 함께 수상의 기쁨을 나누고 싶어 시상금으로 받은 500만원은 전액 (재)영덕군교육발전위원회에 교육발전기금으로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영덕'김대호기자 dh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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