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박근혜 대통령과 6일 정상회담을 한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오랜 인연이 화제다. 두 정상은 여성으로선 양국 최초의 최고 지도자라는 점 외에 비슷한 점이 많다.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박 대통령과 라이프치히대 물리학과를 나온 메르켈 총리는 이공계 전공자라는 공통점도 있다. 보수정당의 대표를 지냈고, 야당 시절 당수(黨首)로서 활약한 것도 두 정상의 공통점이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1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 10월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의 부총재였던 박 대통령은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재외공관 감사를 위해 독일에 갔다가 독일 야당인 기민당의 당수였던 메르켈 총리와 1시간 정도 회담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때 첫 만남에 대해 2005년 "많은 공통점이 있었고, 남북한 교류'협력을 통한 한반도 통일 방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회고했다.
이 만남이 계기가 돼 2004년 박 대통령이 당 대표가 됐을 때, 다음해 메르켈 총리가 최초의 여성 재상이 됐을 때 두 사람은 서로 축하 서신을 교환했다.
두 번째 만남은 2006년 9월 당 대표에서 물러난 박 대통령이 벨기에와 독일을 잇달아 방문하면서 이뤄졌다. 6년 만에 재회한 두 사람은 메르켈 총리의 집무실에서 30분간 경제'사회 개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4년이 지난 뒤인 2010년 11월 다시 만났다.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기간에 참석해 이화여대에서 명예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기로 돼 있었던 메르켈 총리의 학위수여식에 박 대통령이 참석하면서다.
시간은 짧았지만, 더욱 유쾌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전해진다.
뜻깊은 인연은 지난해 8월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되고 나서 축하 서한으로 이어졌고, 대선 직후인 12월 20일 메르켈 총리는 당선을 축하하는 전화를 거는 등 각별한 인연을 이어갔다.
이번 러시아 G20 정상회의에서 이뤄진 두 정상 간의 회담은 네 번째다. 하지만, 두 사람이 모두 최고 권력자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청와대 관계자나 전문가들은 더욱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한독 수교 130주년, 광부 파독 50주년을 맞은 해이기에 양국 간 중소기업'신재생에너지 및 창조경제 기반 확대를 위한 협력 관계가 더욱 끈끈해질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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