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 등 脫구미 러시, 산단 가동률 매년 급락세
구미 국가산업단지 내 주요 대기업들의 생산 물량 및 투자가 해외, 수도권 등으로 계속 빠지면서 이들 대기업의 생산 비중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다 경기부진까지 가세해 구미산단의 가동률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경권본부에 따르면 구미산단의 가동률(가동업체 케파 기준)은 2010년 88.9%, 2011년 84.2%, 지난해 79%, 지난 6월은 76.4%로 뚝 떨어졌다.
구미산단 가동업체는 2010년 1천100여 개사, 2011년 1천300여 개사, 지난해 1천400여 개사, 6월 말 현재 1천500여 개사로 업체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구미산단의 가동률 감소는 세계 경기 부진에다 LG, 삼성 등 대기업 계열사들의 생산 비중이 해외나 수도권으로 지속적으로 빠지면서 주문물량이 감소했기 때문.
구미산단 내 LG계열사의 경우 LG전자 구미사업장은 2009년부터 연구원들이 평택과 서울사업장 등지로 서서히 빠지기 시작하면서 현재 임직원 수는 2천500여 명으로 7, 8년 전에 비해 절반 정도나 감소했다. 생산물량도 현저히 줄어 협력업체들은 주문물량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LG디스플레이도 6세대까지 패널 생산라인을 구미사업장에 뒀으나 2006년 7세대 설비를 파주로 선택하면서 파주사업장은 임직원 수, 생산 실적 등 각종 비중 측면에서 구미사업장보다 훨씬 커졌다.
삼성계열사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자소재 전문기업인 삼성코닝정밀소재는 1995년 구미에서 사업을 시작했으나 2003년 아산사업장이 준공되면서 생산 비중, 투자 등이 아산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아산에 투자된 금액은 3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구미사업장은 생산'임직원 수가 계속 감소해 현재 임직원은 600여 명으로 전성기 때에 비해 절반 정도 줄었다.
삼성전자도 2009년 베트남 박린성에 휴대전화 생산공장을 가동하면서 구미사업장의 저가 휴대전화 생산물량이 대폭 베트남으로 옮겨갔다. 구미사업장은 스마트폰 등 고가 중심의 휴대전화 생산으로 생산 실적 등은 오히려 늘었으나 생산물량은 현저히 감소해 협력업체들은 주문물량 감소를 호소하고 있다.
웅진케미칼 구미사업장은 그룹의 구조조정으로 매각이 검토되고 있고, STX솔라 구미사업장도 그룹의 경영난으로 청산 등 기로에 서 있다.
솔라산업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기업체들도 3, 4년 전만 해도 구미산단의 새로운 먹거리 산업군을 형성했다는 측면에서 주목받았으나 세계경기부진으로 실적이 저조한 상황이다.
게다가 구미1 산단 내에는 섬유 등 한계산업 공장들의 휴폐업이 잇따르면서 휴폐업과 창고업 등으로 제조업이란 애초 공단 입주 목적을 상실한 공장부지가 65만㎡ 정도에 달한다.
김종배 구미상의 사무국장은 "대기업의 지역 이탈을 막을 방법이 없는 만큼 조성된 지 40년이 넘어 노후된 구미1산단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는 등 정주 여건을 갖춘 구조고도화사업을 시행, 기업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