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의 눈] 신천 자전거 길 '홍 회장 할아버지' 따르릉~

입력 2013-09-05 14:40:12

"운동에 자전거만 한 게 없어요."

매일 오후 3시쯤 금호강 산격대교에 가면 '빨간 자전거 할아버지' 김광진(79'대구 중구 교동) 씨를 만날 수 있다. 할아버지는 빨간 자전거에 빨간색 헬멧, 빨간색 양말, 빨간색 운동화, 빨간색 옷을 입고 자전거를 탄다. 신천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할아버지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사람들은 할아버지를 '홍 회장'이라 부른다. 할아버지는 매주 토요일 신천 자전거 길에서 청소도 하고 자연보호 활동도 하고 있다. 또 일요일에는 주부들을 대상으로 자전거 교실을 열어 자전거 바르게 타기, 고장 수리 방법을 지도해 주고 있다. 자전거 교실 회원은 30여 명 있는데 이 모임 회장을 맡고 있다. 그 뒤로부터 '홍 회장' 별명도 붙었다.

할아버지는 자전거가 고장 나 어쩔 줄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펑크 등 간단한 고장은 즉석에서 수리해 주고 전화를 하면 금방 달려와 고쳐 주기도 한다.

할아버지가 빨간색 자전거를 탄 지도 올해로 12년째다. 할아버지가 빨간색 자전거를 타는 이유도 있다.

"10여 년 전 알코올에 중독되어 술 없이는 하루도 못 버티던 때가 있었어요. 우연히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면서 술도 끊게 되었고 건강도 조금씩 회복되었어요. 그래서 매일 자전거를 타고 있는 거죠."

빨간색 자전거는 자전거 타기가 건강에 좋다는 걸 시민에 알리기 위한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 할아버지는 시장을 보러 갈 때나 계모임에 갈 때도 늘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다. 교통비도 절약하고 교통 혼잡도 줄일 수 있어 좋다.

할아버지는 매일 산격대교 밑 금호강변 운동장을 출발해 검단동을 왕복하는 10㎞ 자전거 타기를 하고 있다. 또 일주일에 2번 정도는 강정고령보까지 자전거를 탄다. 할아버지는 올가을에 낙동강 자전거 길을 완주하고 내년 봄에 전국을 자전거로 달려 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천 자전거 길에 나와 자전거를 타고 나면 스트레스가 뻥하고 다 날아가요. 자연을 구경하면서 맑은 공기를 마시는 맛은 또 다른 즐거움이죠."

글'사진 안영선 시민기자 ay5423@hanmail.net

멘토'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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