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맛에 단골] 삼성생명 수성지점 진밭골 '대덕산장'

입력 2013-09-05 14:55:06

개똥쑥 넣은 토종닭, 시골정취 어울려 '고향의 맛'

대구 수성구 범물동 '진밭골'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맞물린 지역 중 전통적인 삶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골짜기다.

골짜기가 완만하고 공기가 청정해 산책코스로는 최고다.

골짜기를 따라 4㎞ 정도 올라가면 식당촌이 형성돼 있다. 이 중 '대덕산장'은 개똥쑥 전문식당이다.

'대덕산장' 최철휴(48) 사장은 10여 년 전 고향 진밭골로 들어와 암에 특효가 있다는 개똥쑥을 음식에 접목, '연구하는 식당주인'으로 살고 있다.

진밭골 식당촌 가는 길은 등산하는 기분이 든다.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이런 곳이 있다니 신기한 기분이 든다. 식당마다 단체손님을 위해 널찍한 주차장과 족구장, 농구장 등 운동시설을 갖추고 있다. 동네 중간쯤 대덕산장이 있다. 옛집의 원형을 보존하면서 식당으로 꾸몄다. 최 사장이 2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삼성생명 수성지점 정갑순 팀장은 "예전에 최 사장의 부친이 식당을 할 때는 '최 반장 집'으로 소문났다"며 오랜 친분을 증명한다. 역시 오지(?)의 산장식당답게 닭'오리 백숙이 주메뉴다. 주변 풍광도 음식도 한결같이 시골냄새가 물씬 풍긴다. 대덕산장의 모든 음식은 개똥쑥을 넣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음식마다 한약재 같은 개똥쑥 냄새가 풍겨 '어쩐지 몸에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오늘은 토종닭 샤브샤브와 개똥쑥 백숙이다. 예약한 터라 기본 상차림이 돼 있다. 한결같이 최 사장이 직접 농사지은 가지, 고추, 깻잎, 양파 등을 찌고 양념장에 무치고 장아찌로 만든 토속 반찬이다. 소박한 산촌의 맛을 그대로 표현해 자연의 멋이 솔솔 풍긴다. 토종닭 샤브샤브는 커다란 냄비에 개똥쑥 맛국물에다 10여 가지의 채소를 넣어 푹 익힌다. 개똥쑥 국물과 어우러진 채소는 약간 쌉쌀하면서도 한약재 냄새를 머금고 있다. 투명한 닭 가슴살을 살랑살랑 흔들어 익혀 나물과 함께 한 입 맛보니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이색적인 맛이다. 그 맛을 즐기는 사이 최 사장이 요즘 항암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삼채' 뿌리를 넣어준다.

공미숙 보험설계사는 "암에 좋다는 개똥쑥 국물로 만든 음식이라 평소 먹던 샤브샤브의 맛과는 다르게 깔끔한 맛이 느껴진다"고 한다. 전정애 보험설계사도 "토종닭은 쫄깃하고 모든 반찬은 시골의 토속적인 맛을 지니고 있다"며 "아름다운 주변의 풍광도 즐길 수 있어 마치 고향에 온 듯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고 평가한다.

샤브샤브에 이어서 백숙이 나온다. 백숙도 개똥쑥 맛국물에 푹 삶아 약간 푸르스름한 빛이 배어 있다. 굵직한 다리 한 쪽을 맛보니 쫄깃한 맛이 강하게 느껴져 씹는 맛이 매력적이다. 송명희 보험설계사는 "역시 집에서 기른 토종닭이라 그런지 맛이 다른 것 같다"며 "거리가 멀긴 하지만, 손님들이 이곳까지 찾아오는 이유가 바로 시골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런 정취와 맛을 즐기기 위한 것 같다"고 평가한다. 최 사장은 남은 채소와 국물에 개똥쑥 칼국수를 끓인다. 초록빛이 선명한 칼국수는 최 사장의 노모가 직접 반죽하여 손으로 밀어서 만든 손칼국수다. 한 입 먹어보니 쫄깃하면서도 상큼한 개똥쑥 향이 느껴진다.

샤브샤브와 백숙, 칼국수에 이어 죽이 등장한다. 역시 개똥쑥을 끓인 물에 찹쌀현미와 녹두, 조 등을 넣어 구수한 맛이다. 최 사장은 식당 주변 밭에 개똥쑥을 직접 재배하고 있다. 토종닭과 청둥오리도 직접 사육한다. '개똥쑥'이라는 이름에 대해 궁금해하자 최 사장은 "쑥에서 개똥과 비슷한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개똥쑥'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실제로 식당 옆에 있는 개똥쑥 잎을 뜯어 냄새를 맡아보니 오히려 상큼한 허브 향이 난다. 최 사장은 "개똥쑥에는 강력한 항암 효능이 있어 현대인들에게는 필수 건강식품"이라며 "요즘 소문이 많이 나면서 문의하는 손님이 많다"고 귀띔한다.

개똥쑥 백숙 4만5천원(3인분 정도), 개똥쑥 칼국수 1만원, 한방 백숙과 닭볶음탕, 간장찜닭, 옻닭, 닭불고기는 각각 4만원이다. 오리한방 백숙과 오리불고기는 각 4만3천원, 오리 개똥쑥 백숙과 오리불고기+백숙은 각 5만원.

▷규모: 집안 좌식 150석, 개울 옆 야외 평상 100석

▷주차공간: 3곳 100대 가능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1시(연중무휴)

▷예약: 대구시 수성구 범물동 1128. 053)782-5159,

◆'이맛에 단골!' 코너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이뤄집니다. 친목단체, 동창회, 직장, 가족 등 어떤 모임도 좋습니다. 단골집을 추천해주시면 취재진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지면에 소개해 드립니다.

▷문의 매일신문사 특집부 053)251-1582~4, 이메일 inf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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