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환 공들여 차린 '밥상' 뒤엎은 안지만

입력 2013-08-30 09:24:14

윤성환 6회까지 무실점… 안지만 5실점 SK에 역전패

삼성 라이온즈의 불펜 핵 안지만이 선발투수 윤성환의 승리를 지켜주지 못했다. 윤성환은 안지만의 '방화'에 승리투수 조건을 갖추고도 되레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10승이 날아갔다.

삼성이 29일 인천문학구장에서 SK 와이번스에 2대5로 역전패를 당했다. 28일 NC에 대패를 당한 삼성은 2위 LG와의 치열한 선두싸움이 벌어지는 와중에 무기력하게 2연패를 당해 3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다시 안갯속에 몰아넣었다. 삼성은 그러나 이날 경기가 없었던 LG에 1경기차로 앞서고 있다.

윤성환으로선 안지만이 야속할 수밖에 없었다. 윤성환은 이날 삼성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최근 3연승을 거두며 4강 진입에 희망을 이어가는 SK 타선을 맞아 6회까지 3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삼성 타자들이 3회 SK 선발투수 김광현에게서 밀어내기로 1점을 뽑아 윤성환은 시즌 10승 달성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일은 7회에 터지고 말았다. 7회말 마운드에 오른 윤성환은 선두타자 김강민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이재원을 삼진으로 잡았으나 박재상에게 다시 2루타를 맞았다. 주자를 2, 3루에 두자 삼성은 윤성환이 힘이 떨어졌다고 보고 '믿을 맨' 안지만을 투입해 불을 끄도록 했다.

안지만은 첫 타자 박진만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모든 베이스에 주자를 채웠다. 그리고 대타 한동민과 9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허용해 밀어내기 동점을 내줬다.

윤성환의 승리가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이후는 더 좋지 못했다. 안지만은 정근우에게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안타를 맞았다. 다행히 공이 잡히는 줄 알고 SK 타자들이 베이스를 지키는 바람에 실점을 1점으로 막았다. 마운드에 올라 볼넷 2개와 안타 1개를 내준 안지만은 초조했고, 결국 조동화에게 싹쓸이 3루타를 얻어맞고는 고개를 숙였다.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5실점한 안지만은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 중 2점은 주자 두 명을 남겨둔 윤성환의 실점으로 기록됐다.

1대0이 1대5로 바뀌면서 윤성환은 6회까지 공들여 쌓은 승리조건은 물론, 역전 실점까지 내준 꼴이 돼 패전의 멍에를 덮어썼다.

삼성 타자들은 SK 선발 김광현 공략에 애를 먹었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번 경기서 김광현에게 홈런 2개를 때려내는 등 물오른 타격감을 자랑했던 박석민을 올 시즌 처음으로 4번에 배치하고 대신 이승엽을 5번, 김상수를 2번에 배치하는 타순 변화로 또 한 번의 김광현 격파를 노렸다.

그러나 7회까지 안타 3개와 볼넷 4개를 얻는데 그치며 겨우 1점을 뽑았다. 몇 차례 득점권에 주자를 뒀으나 한 방이 터지지 않았고, 3회초 2사 만루서 밀어내기로 올린 득점이 유일했다.

승부가 기울어진 8회 삼성은 최형우가 SK 윤길현을 상대로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 홈런으로 추격의 불씨를 켜봤으나 더는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두산은 마산에서 NC를 6대0으로 꺾으며 단독 3위로 뛰어올랐고, 5위 롯데는 사직에서 최하위 한화를 1대0으로 물리치며 4위 넥센을 압박했다. 넥센과 KIA의 광주경기는 비로 연기됐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