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물] 우리 패션 역사를 새로 쓴 앙드레 김

입력 2013-08-24 08:00:00

1999년 정'관계에 대한 로비 의혹을 밝히기 위한 옷로비 청문회에서 세인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건 앙드레 김(1935~2010)의 본명이 김봉남이라는 사실이었다. 사람들은 재미있어 했지만 앙드레 김은 후일 "'그일'(청문회 출석)로 인해 죽고 싶을 만큼 창피스러웠다"고 아팠던 심경을 토로했다.

1962년 디자이너로 데뷔한 그는 서울 소공동에 '살롱 앙드레'(앙드레 김 의상실)를 열어 한국 최초의 남성 패션 디자이너가 된다. 남성 디자이너에 대한 편견 속에서도 개성 있는 디자인과 노력으로 척박했던 업계를 개척한 그는 1966년 파리에서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패션쇼를 열었다. 1960년대 배우 엄앵란 등의 옷을 만들며 알려지기 시작한 그는 1980년 미스유니버스대회의 주 디자이너로 뽑혔으며,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우리 대표팀의 선수복을 디자인했다.

1982년 이탈리아 정부의 문화공로훈장, 1997년 화관문화훈장, 2000년 프랑스 정부의 예술문학훈장, 2008년 보관문화훈장 등을 수상했다. 2010년 8월 13일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데 공헌한 업적을 기려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됐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 1935년 오늘은 그가 태어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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